참의원 선거 승리한 아베 “한국, 제대로 된 답 가져와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2 10: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수출 규제 관련 “한국이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책임 돌려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국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국이 마음에 드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경제보복 기조를 당장 멈추지 않겠다는 뉘앙스로 풀이된다.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7일(현지시간)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7일(현지시각)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참의원 선거날인 7월21일 TV아사히에 출연한 아베 총리는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즉답을 피하면서 “한국의 (강제징용) 대응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된다”며 “한국이 제대로 된 답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 논의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에 관해선 “결코 보복 조치가 아니다. 안전 보장에 관한 무역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수출 규제 배경을 ‘전략물자의 북한 반출 가능성’이라고 주장하는 기존의 일본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 

아베 총리는 이어 “한국에 3년간 무역 관리에 대한 협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응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 한국 측에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안정된 정치 기반 위에 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추진해 가라는 판단을 해 주셨다고 본다”며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립해 71석을 확보했다. 기존 의석(70석)을 더하면 전체 245석 중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과반인 141석을 차지하게 됐다. 참의원은 상원, 중의원은 하원에 해당한다. 중의원에선 현재 전체 465석 중 자민·공명당이 314석을 장악하고 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양원에서 모두 과반을 지키게 됐다. 이는 곧 한국에 대한 강경책 등 아베 총리가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민·공명당을 포함한 개헌 찬성 세력이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참의원 의석 3분의 2(164석)’를 확보하는 데엔 실패했다. 이번 선거로 개헌안 발의 시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현재의 평화헌법을 개정하려고 계속 시도해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