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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안에 병원 가야 산다”
오창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응급 처치도 도움 안 돼”
데스크승인 [982호] 2008.08.12  13:47:48(월) 노진섭 | n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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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의 치료는 시간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나 빨리 병원에 도착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 사망 원인 1위다. 또 뇌에 손상을 줘 치매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이 파열되는 것이 뇌출혈이고 혈관이 막히는 것이 뇌경색이다. 과거에는 뇌출혈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한다.

뇌졸중 치료는 수술이 일반적이다. 뇌혈관 지름은 1mm 내외로 가늘다. 수술할 때 쓰는 봉합실도 눈에 잘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세밀한 수술이 요구된다. 오창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국내 뇌졸중 수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다. 오교수는 한 번 죽은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으므로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주장한다. 오교수로부터 최신 뇌졸중 치료법과 예방법을 들어보았다.

   
ⓒ시사저널 황문성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를 살릴 수 있나?
현대 의학으로 한 번 죽은 뇌세포를 재생시킬 수는 없다. 환자 상태가 좋지 않다면 이미 뇌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수술을 해도 나아질 것이 없다. 환자 상태가 좋아 보이는데도 의사가 급하게 서두르는 경우가 있다. 뇌세포가 살아 있지만 그 기능이 마비된 경우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하면 뇌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뇌졸중 치료는 죽은 뇌세포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뇌졸중이 의심될 때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에서 특별히 위험한 곳은 어디인가?
숨골이라고 하는 뇌관이다. 3cm로 크기는 작지만 뇌관은 숨 쉬는 것과 맥박이 뛰는 것을 관장한다. 이 부위 혈관이 막히면 치명적이다. 다행히 이 부위의 발병 빈도는 높지 않다.

뇌졸중 하면 돌연사가 연상된다.
그렇다. 뇌졸중은 대부분 갑자기 발병한다.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면 당황해서 청심환을 먹는다. 이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쳐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마비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한방 병원을 찾아가 침을 맞는 경우도 있다. 이보다는 빨리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해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0%에 불과하다. 뇌졸중은 후유증이 더 무섭다. 가까스로 생명은 살렸다고 해도 뇌 기능을 정상으로 돌리지 못해 제대로 생활하지 못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뇌졸중에는 뇌출혈과 뇌경색이 있는데 이 두 가지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증상만으로는 의사조차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공통적인 증상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팔·다리에 마비가 생긴다. 심하면 좌우 신체 중 한쪽이 마비되기도 한다. 또 좌측뇌에 이상이 생기면 언어 장애가 온다. 머리 뒤편에 있는 소뇌나 뇌관(숨골)에 이상이 생기면 갑작스런 어지럼증을 느낀다.

환자 후송 중에 취해야 할 응급 처치는 무엇인가?
뇌출혈과 뇌경색은 경우에 따라 정반대의 치료가 필요하다. 정밀하게 진단하지 않고 이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응급차에서 별도로 할수 있는 처치는 없다.

어떻게 진단하는가?
우선 뇌출혈과 뇌경색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잘못 판단할 경우 정반대의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한다. CT의 경우 뇌출혈은 잘 나타나지만 뇌경색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MRI(자기공명영상촬영)도 한다. 필요에 따라 MRA(자기공명혈관조영)도 한다. MRI가 뇌 조직을 검사하기 위한 것이라면 MRA는 뇌혈관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뇌경색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에는 항응고제나 혈전용해제, 항혈소판 제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뇌경색 등 대부분의 뇌졸중에는 수술이 약물보다 효과적이다. 목에서 뛰는 동맥을 경동맥이라고 하는데 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경동맥이 막힌 경우 경동맥 내부에 있는 물질을 제거하는 내경동맥 내피제거술을 한다. 막힌 부분을 피해 정상 혈관을 이어주는 우회술도 있다. 혈관의 막힌 곳을 검사하는 뇌혈관 조영술을 하면서 혈전용해제를 주입해 혈전을 녹이기도 한다. 모야 모야병처럼 뇌 내부 혈관이 막힌 경우라면 수술 외에 뾰족한 치료 방법이 없다.

모야모야병이란 어떤 병인가?
소아나 젊은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뇌졸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혈관 근육 세포가 증식해서 뇌혈관을 막는 것이다. 뇌에 피가 부족하니까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진다. 이 혈관을 촬영해보면 마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는 듯하다고 해서 일본말로 모야모야병이라고 한다.

우회 혈관을 만드는 수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발병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다만 환자 10명 중 1명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유전적 요인을 의심하고 있다. 증상은 뇌졸중과 유사하다. 수 초 또는 1~2분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신체 마비가 생긴다. 뜨거운 것을 먹을 때, 달리기를 한 후, 심하게 울 때 숨이 차는 과호흡 상태가 나타난다. 이때 혈액 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한다. 아이들은 평소에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과호흡 상태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동맥경화 치료로 많이 사용되는 스텐트를 쓸 수는 없는가?
스텐트의 사용 여부는 의학계의 뜨거운 토픽이다. 스텐트는 심장혈관이 막힌 곳을 뚫는 치료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저명한 뇌졸중 전문의들도 뇌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전의 치료로 스텐트 시술이 유용하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뇌혈관은 심장혈관보다 매우 가늘어서 스텐트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뇌졸중이 잘 발생하는 혈관의 굵기가 약 3mm 내외인데, 이런 혈관에 스텐트를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다.

뇌출혈도 수술로 치료하나?
뇌출혈에는 수술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혈관이 터지기 전에 출혈을 예방하는 수술이 많이 활용된다. 뇌혈관의 벽이 약해지면서 바깥으로 부풀어올라 마치 꽈리 모양을 하는데 이를 ‘뇌동맥류’ 또는 ‘혈관 꽈리’라고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부풀어오른 혈관벽이 터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킨다. 출혈은 주로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에서 발생한다. 이를‘뇌 지주막하 출혈’이라고 한다. 뇌출혈이 발생하기 전에 특수 클립(clip)으로 뇌동맥류를 묶어주면 된다.

합금 코일을 뇌동맥류에 채워넣어 파열을 미리 막는 코일색전술도 시행한다. 수술보다 고통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그러나 신기술이라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0명 중 3~4명만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2~3년 동안 병원에서 꾸준히 예후를 검사받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 뇌동맥류에 다시 피가 차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뇌졸중 예방법은 무엇인가?
상식이 예방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뇌졸중의 원인도 성인 질환처럼 고혈압, 콜레스테롤, 운동 부족, 흡연, 음주 등이다. 그러므로 성인병에 좋지 않다는 것은 철저하게 피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뇌경색은 지방과 노폐물 등으로 뇌혈관이 막히는 것이므로 식사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해야한다. 뇌출혈은 고혈압과 밀접한 관계가있다. 일부 환자들은 고혈압도 없는데 무슨 뇌출혈이냐고 한다. 뇌출혈의 90%는 고혈압성 뇌출혈이다.
고혈압 환자는 정상인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4배 높다.

환절기에 뇌졸중으로 돌연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그 시기에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는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보다 냉난방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내외부 기온 차가 크다.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발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와 관계가 있는가?
뇌졸중과 치매는 다른 병이다. 그러나 뇌졸중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뇌 손상으로 인해 치매가 유발된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뇌 기능이 마비되면 치매가 생긴다. 서양의 치매는 알츠하이머라는 퇴행성 치매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치매는 혈관성 치매다. 우리나라 치매의 주요 원인이 뇌졸중이다. 퇴행성 치매는 어쩔 수 없지만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을 잘 치료하면 예방할 수 있다.

중풍과 뇌졸중은 같은 병인가?
엄밀히 말해 병리학적으로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뇌졸중을 중풍이라고도 한다.


오창완 교수는 누구?

198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9년과 1997년에 이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8~2000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신경외과 연수 과정을 밟으면서 실험용 쥐를 이용한 뇌질환 수술에 관심을 쏟았다. 현재 분당서울대 병원 신경외과장으로 환자 진료와 뇌경색 치료 연구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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