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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찬바람 불던 성매매 업소엔 ‘복’ 터졌다
일본인 관광객들, 안마시술소 등에 몰려
기사입력시간 [1005호] 2009.01.21  (수) 정락인 | freedom@sisapress.com  

   
▲ 서울 북창동의 안마·마사지 업소 골목.
ⓒ시사저널 박은숙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유흥가인 북창동과 명동은 지나가는 사람 10명 중 1명이 일본인이라고 할 정도로 많다. 서울프라자호텔의 경우 일본인 투숙객이 전년에 비해 10%나 증가했다고 한다. 전체 객실 손님 중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나 된다. 일본 현지의 여행사들도 한국 여행 상품을 쏟아내며 ‘가자, 한국으로’를 외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엔화 가치 상승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노리는 곳 중의 하나가 성매매 업소이다. 경찰은 지난해 대대적인 성매매와의 전쟁을 치렀고, 안마시술소 천국으로 불리던 동대문구 장안동을 초토화시켰다. 여기에 경기 불황까지 겹쳐 성매매 업소들의 폐업이 속출하던 판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의 ‘섹스 관광’이 러시를 이루면서 성매매 업소들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북창동을 비롯해 명동, 종로, 사당, 강남 등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찾아들고 있다고 한다. 한때는 일본인들이 단골로 찾던 곳이 장안동 안마시술소였으나 성매매 전쟁 이후에는 기피 지역으로 변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집창촌으로 몰려든다’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사저널>이 서울 시내의 대표적 집창촌인 미아리, 청량리, 영등포, 용산, 천호동 등의 업주들에게 확인해보니 일본인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일본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미아리도 마찬가지이다. 유태봉 한터전국연합 미아리지부장은 “일본인 관광객이 미아리에 많이 찾아온 것은 1980년대였고, 1990년대부터 점차 줄어들더니 지금은 뚝 끊겼다”라고 말했다. 다만, 청량리의 경우는 근처 호텔에 묵는 일본인들이 가끔 찾아오지만 이것도 눈요기 수준이라고 한다.

20만엔만 있으면 넷이서 룸살롱도 부담 없어

   
▲ 엔화 가치가 높아지자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강현준 한터전국연합 사무국장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집창촌을 찾는다는 것은 옛말이다. 항시 단속이 있는 데다가 공개되어 있어서 오히려 꺼리고 있다. 대부분 유사 성매매 업소에 몰려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행사나 가이드들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성매매 업소는 룸살롱, 안마시술소, 스포츠마사지, 휴게텔 등이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높을 때는 비싼 룸살롱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안마시술소 등에 많이 몰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머니 사정이 달라졌다.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100엔당 약 1천5백원 정도로 평가되면서 큰 부담 없이 업그레이드된 섹스 관광이 가능해진 것이다. 안마시술소가 약 18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엔화로 1만2천엔, 룸살롱 4인 기준 약 3백만원이라고 할 때 20만엔만 있으면 된다. 굳이 집창촌에 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강남 르네상스호텔 뒤편은 안마시술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안마촌’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 중 한 업소를 찾아가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얼마나 찾는지를 물어보았다. 어렵게 만난 업주는 “우리 집은 원래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데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30% 정도는 늘어난 것 같다. 지금도 객실에 일본 손님들이 있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도 하고 가이드가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안마시술소에는 일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일본어를 표기해놓은 간판들이 부쩍 늘었다”라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북창동은 어떨까. 지난 1월13일 저녁 8시쯤에 찾은 북창동 유흥거리는 영하의 추운 날씨 탓인지 내국인들은 별로 없었다. 대신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이 향하는 곳을 유심히 살펴보니 이발소, 룸살롱, 가라오케 등이었다. 이 중 한 무리의 남자들을 따라가보니 근처에 있는 A룸살롱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에 일행 중 한 명이 밖으로 나왔는데, 그는 업소의 영업 상무였다.

그에 따르면 “여행사 가이드한테 전화가 와서 손님들을 모셔왔다. 우리 업소는 여행사 가이드와 일종의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소개하면 사례금을 주는 방식이다. 가이드가 업소에게 접근하는 경우도 있고, 업소 영업 상무들이 가이드를 찾아가서 관광객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북창동은 2차(성매매)는 없지만 ‘나체쇼’나 ‘음란쇼’ 등 자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어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라며 장황하게 서비스를 소개했다.

여행사 가이드 “소개비가 짭짤해 브로커 노릇 한다”

여행사나 가이드가 음식점, 관광용품센터 등과 결탁해서 관광객을 안내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와도 암암리에 결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가이드가 단순한 가이드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이 주도적으로 일본 관광객들에게 성매매를 유도하는 전문 ‘알선 브로커’가 되고 있어서 심각성이 더하다.

프라자호텔 앞에서 만난 한 여행사 가이드에 따르면 “가이드가 월급 외에 챙길 수 있는 것이 소개비이다. 특히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는 사례비가 짭짤하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브로커가 된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업소를 찾고 있어서 우리가 소개하지 않아도 (성매매 업소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섹스 관광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한다”라고 말하고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일본 여성 관광객들의 ‘총각 사냥’은 지금까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영국의 한 언론에서 ‘일본의 부인들이 섹스 파트너를 찾아나섰다’라고 보도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남자들에게 호감을 가진 일본 여성들이 늘어났고, 한류 스타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한국인 섹스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점조직으로 움직여서 그동안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여기에도 여행사나 여행사 가이드가 알선 브로커가 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일본 여성들이 자주 찾는 가라오케 몇 군데를 방문했다. 업소 종업원들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이 가라오케를 찾은 한국 남성들과 합석을 원하는 일이 있다. 한국 남자들 중에도 일본 여성들과의 만남을 갖기 위해 일부러 가라오케를 찾기도 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성’을 관광 상품화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도 일부 관광특구로 지정된 지역에 한해서는 성매매 단속이 관대한 편이다. 공개적으로 성을 관광 상품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인 단속 의지도 없다. ‘관광객 유치’라는 명분에 가려진 ‘외국인들의 성매매’는 더 이상 두고 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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