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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 정력만 낭비하는 정말 ‘몹쓸 짓’일까
지나치지만 않으면 신체적·정서적으로 나쁘지 않아
데스크승인 [1114호] 2011.02.21  22:08:18(월)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sisa@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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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가 문득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잠옷 바지 속에 손을 넣는다. 잠옷 속에 들어간 아내의 손을 보고 남편은 예민해진다. 혹시 아내가 자위행위를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순간 한 이불을 덮고 자기가 부담스러워진다. 그래서 다음 날 아내를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만약 아내가 정말 자위를 한다면 남편인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자위는 늙은 정자나 자궁의 이물질 배출에 도움

   
ⓒ일러스트 임성구

많은 사람은 아직도 자위 행위를 ‘해서는 안 될 일’로 생각한다.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도 아이의 자위행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자위행위는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는 자기 몸을 손으로 더듬다가 성기를 발견하게 되면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만지작거린다.

30개월쯤 되면 누구는 고추가 있고 누구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6개월쯤 되면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4∼5세 된 아이들은 자신의 성기를 자꾸 만지게 된다. 이는 ‘유아적 자위행위’이다. 어린아이의 이런 행동은 단지 자신의 성기를 만질 때 느껴지는 피부 감촉이나 호기심 때문이지 어른이 하는 자위행위와는 다르다. 아이의 자위행위는 성장하기 위한 하나의 ‘통과 의례’인 셈이다.

자위를 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동물도 자위행위를 한다. 원숭이는 손으로, 코끼리는 코로, 말은 발기된 성기를 자기 배에다 툭툭 치면서 쾌감을 맛본다. 보통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해서는 안 될 일’ 같은 자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이다. 빠르게는 유아기부터 시작되어 나이 먹어서까지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흔히 자위라고 하면 ‘내가 너무 밝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죄책감 혹은 불쾌감 등을 가지게 된다. 특히 남성에 비해 금기시되고 감추어진 여성의 성적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나 여성의 자위 또한 남성의 자위만큼 정상적인 행동이다. 지나치지만 않으면 남자나 여자나 자위가 몸과 마음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적절한 자위는 성 기능에 도움을 준다. <정자 전쟁>을 쓴 작가 로빈 베이커에 따르면, 고환에 있는 정자들은 일정 날짜가 지나면 유효 기간이 지나기 때문에 자위행위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정낭과 전립선에 머물러 있는 정자가 사정을 하지 않아 오래 머무르게 되면 늙은 생식세포가 된다. 이때 자위를 통해서라도 늙은 정자를 바깥으로 배출해주어야 젊은 정자가 들어설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위가 남자의 몸과 정자를 보살펴주는 셈이다.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성적인 쾌감을 얻으면서 정액을 내보내는 몽정 또한 이러한 원리와 다르지 않다. 남자가 어떤 이유로든 며칠 이상 사정하지 않을 경우 몸이 스스로 알아서 유효 기간이 지난 정자를 배출한다. 그 하나가 바로 몽정이다. 대한남성과학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절반가량이 아내를 두고도 자위행위를 즐긴다고 한다.

여성의 자위행위도 마찬가지다. 오래전에 생성된 여성의 자궁 경부의 세포나 이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노화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물질을 여성의 자위나 오르가슴을 통해 내보내는 일도 자궁 경부를 깨끗이 청소해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억제하기 힘든 성욕 때문에 방황하는 것보다는 자위를 해서라도 정액이나 이물질을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쪽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좋다. 미국에서는 혼자 사는 80세 이상 할머니의 20%가 매주 한 번 이상 자위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규칙적 정액 배출, 전립선염 증상 개선에도 효과적

간혹 만성 전립선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가운데는 아내에게도 질환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해 부부관계를 기피하는 남자들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이 전체 전립선염의 5%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규칙적인 부부관계로 정액을 배출하는 것이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때 사람의 성 자원(性資源)은 창고 안에 보관된 곶감처럼 쓸 수 있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곶감론’이 나온 적이 있다. 평생 쓸 수 있는 남성의 정액이 제한적이므로 젊었을 때 많이 참는 것이 노년에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아무리 써도 고갈되지 않는다는 ‘샘물론’이 대세이다. 오히려 쓰면 쓸수록 더욱 자원이 오래 간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 시험관 수정 클리닉의 데이비드 그리닝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섹스를 한 남성의 경우 3일간 섹스를 하지 않은 남성에 비해 DNA 손상이 3분의 1로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다. 사정할 때 고환에서 1억 마리 정도의 정자가 배출되면서 전립선 염증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그만큼 규칙적으로 정자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18세기 무렵에는 이와 정반대되는 이론이 대세였다. 1758년 처음으로 인간의 자위를 의학적으로 접근한 스위스의 의사 사뮤엘 티소(S.A.Tissot)는 “자위로 배출되는 1온스(29.6cc)의 정액은 40온스의 혈액과 같고, 결핵·임질·간질뿐 아니라 자살이나 정신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라며 자위를 철저히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는 콘플레이크도 자위를 막기 위해 고안되었다. 엄격한 청교도 문화가 지배했던 19세기 끝 무렵, 존 하비 켈로그 박사는 몸에 해로운 자위를 막으려면 정자를 만드는 단백질을 먹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 옥수수를 으깨서 콘플레이크를 만들었다. 옛 중국에서는 정액을 생명의 원천으로 중시했기 때문에 양기를 낭비하는 자위행위는 금기시되었다. 그러나 음기는 무진장하다고 여겨 여자의 행위는 너그럽게 인정되었다. 이러한 근거 없는 믿음은 1948년 알프레드 킨제이가 ‘자위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밝혀내기까지 지속되었다.

티소의 주장이나 콘플레이크에 얽힌 사연은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허무맹랑하다. 자위행위는 최소한의 성적 자유이자 권리이다. 또 자신의 몸에 대한 성적 반응을 알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부부나 싱글들이 자위행위를 할 때는 마치 죄 짓는 사람처럼 부끄러워하지 말고 심호흡을 크게 내쉬고 자연스럽게 즐겨라. 단, 과도한 자위는 금물! 


 자위하면 키가 안 큰다고?

청소년들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약 50% 이상이 자위행위를 하게 된다.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키가 자라지 않고 체중도 늘지 않고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근거 없는 속설일 뿐, 자위는 키 성장의 증진을 방해하는 요인이 아니다.

물론 너무 심하게 자위를 하면 몸에 좋을 리 없다. 과도한 자위는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습에 지장이 생긴다. 그러나 자위를 하면 키가 안 큰다는 식의 우려는 지나치다. 자위를 하루에 몇 번씩 해서 신체적으로 탈진하지 않는 한 자위가 성장을 저해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키 성장과 체격 형성을 관장하는 호르몬에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있다. 안드로겐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2차 성징, 즉 수염이 나고 목소리가 변성되면서 성기가 발육하는 것을 도와주는 주 호르몬이다. 남성 호르몬이라고 부르지만 여성에게도 적은 양이 분비된다. 하지만 자위를 했다고 해서 안드로겐이 낭비되어 키를 성장시키는 데 방해되는 일은 없다. 자위가 안드로겐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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