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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까지 철저히 파괴돼…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었다”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인터뷰
기사입력시간 [1170호] 2012.03.21  (수) 정락인 기자 | freedom@sisapress.com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김종익씨가 2010년 7월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는 ‘민간인 불법 사찰’의 최대 피해자이다. 불법 사찰로 인해 그의 인생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3월26일에 그와 통화를 했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유선상으로 들어도 건강이 안 좋아 보였다. 그는 “아주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요즘도 계속 잠이 오지 않아서 신경정신과에서 처방한 약을 복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근황을 물었더니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일본 잡지 <세카이>와 관련한 세미나를 하고,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일본 유명 사상가의 글을 강독한다. 일본인이 쓴 <적도하 조선인의 반란> 번역 작업도 끝냈다”라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불법 사찰’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가장 큰 생계 수단을 빼앗겼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집요한 사찰과 방해 공작으로 회사를 더는 운영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만들었다. 김 전 대표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회사 지분을 헐값에 모두 처분했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역할을 하지 못해 너무 힘들었다. 그때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던 시점이었다. 지금도 해결된 것은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가계는 하루하루 빚만 늘어가며 ‘빚잔치’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인간관계도 파괴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김 전 대표를 멀리하고 피하기 시작했다. 그와 가깝게 지내면 혹시나 피해를 입지 않을까 경계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인간관계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그나마 얻은 것이 있다면 세상과 인간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된 것이다”라며 씁쓸해했다.

그가 바라는 ‘민간인 사찰’의 결론을 무엇일까. 김 전 대표는 강한 어조로 “이명박 정부에 부역한 사람들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사회적인 청산이 우선되어야 한다. 만약 청산이 안 되면 언젠가는 또다시 그런 괴물들이 나타나서 자기의 권력을 취하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피해자로서의 분노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민간인 사찰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그동안 국가 공권력이 얼마나 불법적인 행위를 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국민 한 사람의 생계 수단을 무지막지하게 빼앗았는데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일언반구도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나는 국민이 아니었다”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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