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에서, 병원에서, 집에서…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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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아들 ‘홍3’ 형제의 삼색 봄맞이
김홍일 의원은 벌써 2주 넘게 목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곁에 있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왜 이리 안 낫는지 모르겠다며 걱정이 컸다. 문제는 몸만 아니라 마음까지 아프다는 데 있다. 벌써부터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최규선 게이트’로 구속된 동생 홍업씨는 우울증이 생겨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신주류 인사들이 동교동계를 비롯한 구주류를 연달아 비난한 것도 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는 요즘 많은 날을 전남 목포에서 보낸다. 아무리 못해도 1주일에 2∼3일은 지역구에서 산다. 서울에 있을 때도 아침에만 잠깐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를 뿐 사람을 만나느라 바쁘다. 그가 의원회관에 머무를 때면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대부분 하소연하러 오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는 말을 아낀다. 신·구 주류 갈등설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신주류가 동교동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좌진이 복사해 보고했을 때도 그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반면에 국회가 이라크 파병 문제로 시끄러울 때는 “대통령의 권위를 생각해야 한다”라며 이라크에 국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뜻을 주변에 밝히곤 했다.

그는 홀로 서고 싶어한다. ‘김대중의 아들’이 아닌 ‘김홍일 의원’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2월 중순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 내려간 그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3선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또 최근 홈페이지도 완전히 뜯어고쳤다.

김의원에 비하면 동생 홍업씨의 처지는 곤궁하기 짝이 없다.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되어 2002년 6월 구속된 뒤 고혈압·당뇨·우울증에 시달려온 그는 ‘자살 충동 우려가 있으니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상태이다. 85kg 나가던 체중이 70kg으로 15kg이나 줄었다.

변호인인 정연욱 변호사는 “식사를 거의 못하고, 한다 해도 설사를 해 기운이 쇠진하다.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3월7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그는 “상고고 뭐고 다 싫으니 나 좀 나가게 해달라”며, 더 이상은 감옥 생활을 못하겠다고 하소연했다는 것이 정변호사의 전언이다. 홍업씨는 같이 구속된 친구 김성환씨 등은 원망하지 않는 반면, ‘혐의를 인정하면 1심에서 나올 수 있다’고 했던 담당 검사와 1심 변호인에 대해서는 강하게 서운함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막내 홍걸씨는 동교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가 지난해 11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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