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살해범 체포됐다”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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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나키브 살라하딘 부주지사 인터뷰/“미군 기지에서 취조중”
 
도대체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12월8일 일본 교도통신은 오무전기 한국인 노동자를 살해한 용의자를 사마라에서 붙잡아 취조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2월9일 살라하딘 주지사는 한국 언론 및 이라크 주재 대사관 외교관과의 면담에서 “한국인 살해 용의자들은 단순한 갱이며, 이미 모두 죽었다”라고 말했다. 살라하딘은 티크리트·사마라·아드완 등을 포괄하는 이라크 북부의 한 주다.
12월13일 <시사저널>은 티크리트를 찾아가 팔라 알 나키브 살라하딘 부주지사를 만나 진상을 들었다.

12월7일 살라하딘 주지사가 교토통신에 밝힌 내용과 기자가 만난 민병대 사마라 지구 중대장의 엇갈린 주장 가운데 누가 옳은가?
중대장이 옳다. 사마라 중대장은 현장에서 작전을 지휘했고, 주지사는 듣기만 했다. 현장에서 직접 조사한 사람의 말이 옳지 않겠는가? 그것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주지사는 한국 언론과 외교관 앞에서 틀린 말을 했는가?
아시다시피 이곳에서는 통신 시설이 마비되어 정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티크리트에서 사마라까지는 다소 거리도 있다. 그 시점에 뭔가 커뮤니케이션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 한국 노동자들을 살해한 용의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미군 기지에 있는 것으로 안다. 조사가 끝나면 모든 것을 언론에 밝힐 것이다. 기다려 달라.

용의자들은 사마라 출신이라고 한다. 어제 사마라에 가봤는데, 당신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그곳 주민들은 살라하딘 주 정부나 민병대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불만이 주민들을 저항 세력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
(정색하며) 당신이 거기서 누구를 만났느냐에 따라 다른 문제일 것이다. 어디에나 우호적인 사람도 있고 적대적인 사람도 있다. 사마라는 실업률이 50%가 넘는다. 예전에 사담 후세인은 자신의 고향인 이 지역에 물질적 지원을 많이 했고, 그래서 사담 시절을 그리워 한다. 후세인 잔당들이 민심 이반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차 사마라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는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외국인에 대한 적대 행위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사마라에서 미군에게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사마라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미군이 가끔 실수하는 것은 사실이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전쟁중이다. 아마도 상대가 먼저 공격했기 때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어난 사고일 것이다. 그리고 피해가 과장되어 소문 나는 측면도 있다.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가 자기 나라에 무장 외국군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어느 누구도 그것을 원치 않고 나도 마찬가지다. 하루속히 미군이 우리 땅에서 나가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무법자들의 파괴 행위는 종식되어야 한다.

한국군 파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군과 마찬가지다. 그들이 이라크 사람들에게 잘 처신한다면 환대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배척당할 것이다.

저항 세력의 공격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다. 저항 세력은 매일매일 색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간부급도 체포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할 말이 있다. 나도 사마라 사람이다. 집이 사마라에 있다. 우리 사마라 주민들은 원래가 외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사담 후세인은 35년 동안 나라를 황폐화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외부와 단절되었다. 우리는 과거를 극복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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