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김근태 ‘든든한 우군’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0.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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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보는 여권 반응/일단은 “지켜보자”… 청와대, 긍정적
노무현 의원의 대권 도전 재가동 의사를 접한 민주당 관계자들의 1차 반응은 ‘총선에서 떨어진 노의원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제스처일 뿐 크게 무게를 두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다. 그러나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고 ‘차기’ 본격 레이스가 시작된다면 어떻게 될까.

차기 주자로 노의원을 선호하는 민주당 의원은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대의원들, 특히 호남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노의원의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이 당내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 상층부의 강력한 비토만 없다면 노의원이 최고위원이 되고, 또한 차기를 노릴 수 있을 만한 당내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여권 상층부는 일단 노의원의 ‘성급한’ 차기 불 지피기를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차기 주자들이 국민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존중하겠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변함 없는 생각이라면서, 청와대도 노의원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노의원의 행보가 총선 이후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이인제 대세론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역할까지 해주기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도 있다. 경력 관리를 위해서 노의원을 입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 민주당 안에서 노의원과 함께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은 누굴까. 우선 노의원 후원자로 떠오르는 인물은 김원기 고문과 김근태 의원이다. 특히 김원기 고문은 1993년 ‘꼬마 민주당’ 이후 노의원과 정치 노선을 함께해 온 ‘혈맹 사이’다. 김원기 고문은 노의원이 언제나 옳은 판단을 내리는 정치인이라면서, 노의원과 정치적 동맹 관계를 계속 이어갈 뜻을 분명히했다.

김근태 의원도 노의원의 ‘공개된’ 후원자. 김의원은 이인제 대세론에 제동을 걸고 50대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권 경쟁에 합류하기 위해서도 노의원의 부활이 절실한 형편이다. 김의원은 총선 전에 이미 노의원과 ‘대권 동맹’을 선언한 바 있다. 김의원은 정치인이 한번 뱉은 말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면서 총선 전의 ‘동맹’ 선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당내 인사들 중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의원이 노의원과 ‘서로 통하는’ 사이이다. 한의원의 한 측근은 “두 분 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분들이고 신뢰하는 사이여서 호흡이 맞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한화갑 의원이 독자 계보를 꾸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한화갑 당권-노무현 대권’ 연대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도 당내에 있다. 그러나 한의원과 노의원의 연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킹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킹이 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한의원이 성급하게 노의원 후원자로 비켜서지는 않으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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