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년 최악의 인물' 이인제
  • 소종섭 기자 (kumkansisapress.comkr)
  • 승인 2002.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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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불복 특허 냈나”…대표 철새 낙인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이 ‘2002년 최악의 인물’로 꼽혔다. 올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그의 침몰은 2002년 한국 사회에 일어난 정치·사회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이른바 ‘이인제 대세론’에 안주하던 그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바뀐 계기는 지난 4월. 국민 경선 방식으로 치러진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었다. 변화를 바라던 민심이 ‘노풍’(노무현 바람)으로 분출되면서 결국 그는 경선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지경으로 몰렸다. 경선 막판에 그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 ‘색깔론’을 제기하며 역전을 노렸으나 허사였다.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그가 정치적으로 몰락한 진짜 이유는 그 흐름을 거스르려고 했기 때문이다.

경선에서 진 뒤 그는 노후보를 승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를 거론했고, 자신과는 생각이 다르다며 노후보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틈만 보이면 은근히 노후보 흔들기에 나섰다. 만약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깨끗하게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며 노후보를 지원했더라면 그의 정치 운명은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는 12월3일 자민련에 입당했다. 1997년에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패배한 뒤 탈당한 전력 때문에 이번의 민주당 탈당을 ‘제2의 경선 불복’이라고 평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그의 정치 행로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이미지가 이미 구시대 정치인으로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반미 분위기를 악용한 급진 정치 세력의 발호가 묵과되어서는 안된다”(12월13일 기자회견)는 발언도 시대 변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여전히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인제 대행에 이어 ‘2002년 최악의 인물’에 선정된 사람은 김민석 전 의원이다. 10월17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통합 21에 입당해 약삭빠른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을 죽인 주한미군, 신념도 철학도 없이 대세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철새 정치인들, 구시대적인 폭로전을 주도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씨를 호가호위해 구속된 최규선 전 미래도시환경 대표도 올해 최악의 인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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