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열린 경영’의 성공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다. 고객인 학생에게 눈높이를 맞춘 학습지 회사나, 종업원이 무릎을 꿇고 손님에게 주문을 받는 음식점이 성공한 요인은 열린 자세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저자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열린 시대의 시작과 성숙을 알리는 신호라고 보았다. 문민 정부 출범과 소련 붕괴, 개방 물결에 휩싸인 북한과 개방형 구조로 바뀌는 정보 기술 등등, 어느 것 하나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 없다. 하다 못해 ‘열린 음악회’ 같은 프로그램까지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않았는가.
열린 시대에는 경영 역시 열려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아이디어다. 열린 경영이 되기 위해서는 열린 사람, 열린 리더십, 열린 전략, 열린 조직 구조, 열린 정보와 의사 소통, 열린 기업 문화, 열린 상품과 열린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체 열린 경영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을 예로 들어보자. 열린 리더십은 경영진이 경영 환경에 맞는 비전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과 공유한다. 실제 외국의 한 철도회사는 ‘철도사업의 효율화’라는 비전을 ‘고객에게 효율적인 배달’로 바꿔 종업원과 공유함으로써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열린 상품이나 생산이라는 것도 발상 전환의 산물이다. 프로그레시브 보험회사에서는 과거처럼 단순히 운전자 보험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 채용 방식이나 도로 선택, 장비 선택과 같은 경영 노하우를 팔아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한 부엌용 가구가 아니라 ‘시스템 부엌’처럼 부엌과 관련된 총체적인 서비스를 파는 국내 업체들도 좋은 예가 된다.
이같은 발상 전환을 하지 못하고 과거의 제품과 생산 방식만 고집하는 기업은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읽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지만 더 많은 사례들, 특히 한국적인 사례가 발굴돼야 한다. 체계적인 연구 방법 또한 제시돼야 한다. ‘열린 시대’와 ‘열린 경영’은 현재진행형이며, 이런 점에서 이 책 또한 완료형의 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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