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원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
  • 대전·완주 이문재 편집위원 (moon@sisapress.com)
  • 승인 2002.11.12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도 출신 원동연 박사가 개발한 획기적인 교육 모델 ‘5차원 전면교육’이 중국 옌지와 몽골을 거쳐 전북 세인고에서 성과를 입증하고....
"국내의 한 대기업 직원들이 내년 봄부터 모두 영어를 구사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 기업의 외형이 10% 성장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지난 10월19일 오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만난 원동연 박사(48)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54쪽 관련 기사 참조).





공학도 출신 교육자인 원박사는 1994년 ‘DY 학습법’을 내놓은 이래, 이를 발전시킨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5차원 전면교육 학습법’(5차원교육·52~53쪽 상자 기사 참조)을 중고교와 대학 강의실에 적용해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왔다. 하지만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5차원교육을 국내 공교육 현장과 미국 러시아 일본 등지의 교포 사회로 확산하는 한편, 교육경영론(EM5)으로 업그레이드해 국내 기업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다.



원박사의 ‘능력’은 중국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1997년 원박사는 중국 옌지 시 2중학교(고교 과정)를 찾아가 1학년 10개 반 가운데 평균 성적이 제일 낮은 학급을 가르쳐 보겠다고 제안했다. 그들에게 5차원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 지 6개월. 꼴찌반이 가장 우수한 학급으로 떠올랐다. 깜짝 놀란 것은 중국 사회뿐만이 아니었다. 이듬해 몽골에서도 초청장이 날아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몽골 바가반디 대통령이 원박사를 초청해 5차원교육을 근간으로 하는 몽골국제대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고, 10개월 만인 지난 9월4일 입학식을 가졌다. 원박사는 이 대학의 초대 총장을 맡고 있다.



중국과 몽골에서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교육 모델의 위력을 확인한 원동연 박사는 1999년 3월 전북 완주에 대안 학교인 세인고등학교를 세웠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5차원교육을 전면 적용한 세인고는 지난 봄 첫 졸업생을 냈는데, 그 가운데 92%가 대학에 들어갔다. 불과 3년 만에 ‘세인의 눈길을 모으는 세인고’가 된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경기도 동두천고에도 5차원교육을 접목해, 일반 공교육 현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원박사는 “열매(성과)를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성과를 미리 제시하지 않아도 새로운 이론을 적극 수용하지만, 고정 관념과 경험론으로 머리가 굳은 성인들은 확실한 결과를 제시해야 따라오기 때문이다. 공학도가 교육자로 변신한 것이 일과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도 보여주고 싶었다.



원박사의 열정은 우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집중되었다. 꿈(목표)은 있지만 공부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다섯 가지 요소, 즉 지력·심력·체력·자기관리력·인간관리력을 고루 향상시켜,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기 꿈을 실현하는 전인(全人)을 키워내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박사의 궁극적인 타깃은 학생들이 아니었다. 한국의 기업과 조직이다. 원박사는 “사실 청소년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 성인 사회가 건강하다면, 학생들 역시 건강하게 자라난다”라고 말한다.



5차원교육의 궁극 목표는 새로운 인간형과 새로운 리더십을 완성하는 것이다. 원박사는 21세기형 인간을 다이아몬드 칼라라고 명명한다. 블루 칼라(체력) 시대는 곧바로 화이트 칼라(지능) 시대로 이어졌고, 화이트 칼라는 다시 감성을 중시하는 골드 칼라로 대체되고 있다. 원박사는 21세기는 ‘지식과 지혜를 갖추고 풍부한 정서와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마음의 힘이 강하며 건강한 신체를 가진’ 전인적 인간, 즉 ‘다이아몬드 칼라’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 능력 높이는 ‘교육경영’ 개념 완성



원동연 박사는 최근 ‘교육경영(Education Manegement, EM 5)’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완성했다. 5차원교육의 새 버전이다. 공학도 출신이어서 그런 것일까. 그는 원칙(원리)에서 시작한다. 경영학이 금과옥조로 떠받들고 있는 성과 추출 공식, 즉 ‘성과 = 능력+동기’부터가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가 능력과 동기의 합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는데, 기왕의 경영학은 능력을 상수로 놓고 동기를 변수로 본 나머지, 동기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는 것이다.



원박사에 따르면, 능력은 결코 고정 불변의 상수가 아니다.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의 ‘능력’을 배가시킨다면 기업의 성과는 급격하게 증가한다. 원박사의 교육경영론은 바로 이 ‘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예컨대, 기업마다 사원들의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 혈안이지만, 사원들의 귀와 입은 여간해서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원박사는 대기업 경영자들에게 ‘12주만 따라와 보라’고 말한다. 12주 만에 영어식으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운영 체계를 갖추어 주는 ‘5차원 영어학습법’을 개발해 놓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는 능력이 변수인 시대’라는 원박사는 자신의 교육경영론(EM5)이 한국 기업을 다이아몬드 칼라 시대로 진입시키는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5차원교육의 다섯 가지 요소는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심력이 약한 기업은 목표와 비전이 없고, 체력이 약한 기업은 문을 닫는다. 원박사는 “벤처 기업이 단번에 망하는 길이 뭔지 아는가? 사장이 입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식 운영 능력은 물론 자기관리력과 인간관계력도 중요한 요소다. 원박사에 따르면, 기업은 자기를 통제하는 동시에 고객과 사회, 그리고 국제 사회와 깊은 이해를 가져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원박사는 내년 봄이면 ㅅ사·ㅍ사에서 교육경영론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박사가 국내의 내로라 하는 경영인이나 사주 앞에서 교육경영론을 설파할 수 있는 까닭은 구체적인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봄 첫 졸업생을 내고, 최근 2003년도 신입생을 뽑은 세인고가 교육경영론의 이론적 모태이자 확고한 현실이다. 세인고는 ‘살아 있는 5차원교육’인 것이다.



지난 10월 하순, 전북 완주군 화산면 운산리 세인고등학교를 찾았다. 수십 년 묵은 느티나무를 지나 교정에 들어서자, 마주치는 학생들마다 목례를 했다(대안 학교 학생들은 인사성부터 다르다). 전교생 1백20명(학년당 2학급), 교사 17명.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송재신 교장은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졸업생 대부분을 대학에 보냈다고 해서 우리 학교가 유명해진 것 같은데, 그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첫회 졸업생 39명 가운데 36명이 대학에 들어갔다.






하위권 학생들 모아 ‘전인교육의 힘’ 입증



기독교계 대안 학교인 세인고는 정식 인가가 난 고등학교, 정확하게 말하면 특성화 고등학교다. 일반 고등학교의 교과 과정을 가르치면서, 학교장이 재량껏 커리큘럼을 짤 권한이 있다. 세인고는 매주 월∼금 요일 제 1교시(3분 묵상)와 방과 후의 달란트(재능) 선택 학습, 1인1악기 교육, 그리고 기숙사 생활 등을 통해 5차원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 교사·교감·교육장 등을 두루 지내고 정년 퇴임한 뒤 세인고를 맡은 송재신 교장(74)은 교육학 전공자이기도 하다. 송교장은 “세계적 석학이 세워놓은 교육 이론도 5차원교육에 견주면 폭이 좁다. 기왕의 교육이론은 지·덕·체(혹은 지·정·의) 에 바탕을 둔 전인교육이었다. 5차원교육은 자기관리·인간관계력을 추가한 새로운 전인교육 이론이다”라고 말했다. 평생 1인1악기와 체육 교육을 강조해온 송교장이 보기에 5차원교육은 자신이 쌓아온 교육 경험과 이론의 집적이었다.



송교장은 취임 직후 학교경영계획서를 만들어 5차원교육 이론을 더욱 가다듬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교사들의 헌신이 보태졌다. 송교장은 “지난해까지 교사들의 월급이 20만∼30만 원이었다. 5차원 교육에 대한 신뢰와 선교 사역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세인고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인고는 지난 10월26일 4회 신입생 40명(남녀 각 20명)을 최종 선발했다. 세인고가 학생을 뽑는 기준은 특이하다. 우선 중학교 성적이 하위권일 것,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는 학생일 것, 그럼에도 꿈이 있는 학생일 것. 서류 심사를 거쳐 3차에 걸친 심층 면접을 본다. 올해 경쟁률은 지난해(6.2 : 1) 보다 높은 7 : 1에 달했다.



원동연 박사가 5차원교육을 개발한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상위 10%만을 위한 교육’이 가진 엄청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90%의 학생들에게는 실력을 쌓을 기회조자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서, 대다수 학생들이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룩하기 위한 실력을 쌓게 하고 싶었다. 세인고가 하위권 학생만을 뽑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도 얼마든지 전인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세인고 3학년 김요한군은 “대부분 1학년 때까지는 방황한다. 그러나 3학년에 올라서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교사·친구·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던 학생들이지만 저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원박사는, 세인고가 성공한 근본 요인은 학생들로 하여금 꿈을 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세인고 탄생에서 첫 졸업식을 갖기까지, 원박사와 교사, 학생들이 겪은 체험과 생각들은 <세인고 사람들>에 상세히 실려 있다).






DiA대학 미국에 설립, 5차원교육 세계화



지난해 3월 원동연 박사는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동두천고에 가서 ‘큰소리’를 쳤다. “3년 뒤에는 4강에 간다.” 4강이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를 말하는데, 5차원 교육을 도입한 지 1년여 만에 고려대를 비롯해 숙명여대·동덕여대 등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에 보란듯이 합격했다(1차 수시모집).



동두천고는 전형적인 지방 사립 학교이다. 3년 전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동두천여중의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 학습 능력이 높아진 덕도 있지만, 5차원교육의 효과가 적지 않았다. 동두천고 권혁식 교감은 “우리 학교에서 고려대에 들어간 것은 10년 만의 일이다. 5차원교육은 특히 언어 영역의 성적을 향상시킨다”라고 말했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졌고, 결석률도 현저히 떨어졌다.



중국과 몽골에서 전북 완주와 동두천으로, 국내 공교육 현장에서 다시 기업으로. 원박사의 꿈은, 꿈을 가진 젊은이들과 목표를 세운 기업들을 다이아몬드 칼라로 키워내는 것이다. 내년 봄 원박사는 자신이 창안한 교육 모델을 한국형 경영론으로 뿌리 내리는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 DiA(Diamond-collor inter- national Academy)대학교를 세운다. 이 대학이 5차원교육을 세계화하는 ‘한민족 교육공동체’의 발상지가 될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