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가 암에 걸렸다고?
  • 정희상 기자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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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위기설 난무…청와대 “유언비어 곧 사라질 것”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김대중 대통령 건강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이 감기 뒤에 2차 감염으로 기관지와 허파꽈리가 인접한 부위에 기관지 폐렴이 생겼으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의 한 인사는 “행사장에 나가서 기침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이 더 걱정할까 봐 8·15 경축사를 장총리서리에게 대독시킨 것이다. 건강한 모습을 일부러 연출하는 것보다 차라리 아프다고 알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자 김대통령은 8월19일 오전 ‘을지훈련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좀 쉬신 뒤 나아졌지만 일정을 너무 늘려 잡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의료진의 의견이다”라고 밝혀 김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아직 완전하지는 않음을 암시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좌측 대퇴부 염좌 증상으로 업무 수행을 중단한 뒤 4월9일부터 1주일간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입원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처럼 부쩍 악화한 김대통령의 건상 상태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나돌고 있다. 개중에는 악성 유언비어도 적지 않다. 한 대기업 정보담당 임원은 “기업 쪽에서는 대통령 건강이 무척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중에는 췌장암설과 9월 위기설마저 나돈다”라고 전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김대통령의 건강에 의구심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서울 ㄱ 종합병원의 한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김대통령이 감기 이후 2차 감염으로 폐렴이 생겼다는데,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폐렴이 원인이 되어 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며 오랜 감기 증상을 우려했다.


건강이상설이 수그러들지 않자 한나라당은 `‘DJ 건강’에 대한 파상 공세에 나섰다. 장대환 총리서리 체제에 대한 위헌론을 펴온 한나라당은 대통령 건강을 이 문제와 결부해 총리 직무대행 체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의료계에서는 김대통령의 잦은 발병과 건강 이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건강 이상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야당 “박지원 실장이 DJ 대행 노릇”


이회창 후보 아들 이정연씨의 병무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는 한나라당은 여권을 압박할 호재를 만났다. 한나라당은 김대통령의 건강에 수시로 경고등이 켜지는 상황이어서 국정 경험이 없는 장대환 총리 서리 대신 박지원 비서실장이 실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의심을 감추지 않는다. 남경필 대변인이 “박실장이 총리서리를 제쳐두고 정부에 수해 대책을 지시하는 등 벌써부터 총리 노릇을 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백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다시 대통령이 일정을 수행하면 모든 억측과 오해가 사라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4월에는 많이 편찮으셨다. 월드컵이 웃을 기회를 주어서 참 고마웠다. 6,7월 들어 월드컵과 그 후속 일정 때문에 일이 너무 늘었다. 옆에서 보기에 8월쯤 충분한 휴가를 보내야 했는데 장 상 총리서리 중도 하차 파동으로 예정보다 일찍 복귀해 강행군한 탓에 목감기와 폐렴을 얻으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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