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있는 전문 기업 ‘짱’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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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오뚜기·에이스침대 2세는 ‘한 우물’ 경영



모든 재벌 2세가 사업 다각화로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이룩한 기업이나 사업에 집중해서 알토란처럼 채우는 후세들도 적지 않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태평양의 서경배 사장이 대표적인 경우. 서사장은 1995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오히려 아버지가 벌여놓았던 사업의 상당 부분을 잘라냈다. 재벌 대부분이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 조정에 들어간 데 비해, 태평양은 그 이전에 태평양패션·야구단 등 수익성이 나쁜 계열사를 정리했다. 그리고는 화장품과 건강만을 주력 사업으로 키웠다. 그 덕에 태평양은 IMF 때에도 꾸준히 성장해 4년 전 만원대이던 주가가 현재 10만원을 웃돌고 있다.


(주)오뚜기 역시 2세가 ‘한 우물’ 정신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함영준 사장은 1990년대 중반에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에도 식품 전문 기업을 고집했다. 식품 분야에서는 냉동 식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영역을 넓혔지만, 식품 외의 다른 분야에는 눈도 돌리지 않았다. 계열사도 오뚜기라면·오뚜기제유 등 식품 회사뿐이다. 벌어들인 돈으로는 중국과 같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침대 제조 업체인 에이스침대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일 취임한 창업주의 아들 안성호 사장은 내실과 해외사업 강화를 경영 방침으로 내걸었다. 안사장은 1991년부터 에이스에 몸담고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서도,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중국 광저우 등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일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에이스침대 역시 계열사라고는 동종 업체인 (주)시몬스침대와 (주)아트레뿐이다.


이 세 기업이 알짜 기업으로 통하는 까닭은 덩지보다 내실을 다지며 해당 분야에서 1등을 지키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모험을 벌이기보다는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판 것이 현재로서는 성공 전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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