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토지>이해의 길잡이 <토지 사전>
  • 李文宰 기자 ()
  • 승인 1997.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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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사전> 4년여 만에 출간…단일 작품에 대한 첫 문학 사전
국어 사전은 모국어의 저수지이다. 문학은 그 저수지에서 길어내고 걸러낸 ‘생수’이다. 특히 박경리씨의 <토지>는 언어학은 물론이고 문화사에서 현대사, 한·일 관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래 길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물맛’을 지니고 있다. 4년 여 동안 집필해 완성한 <토지 사전>(솔출판사)은 독자들에게 <토지>를 새롭게 읽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69년 연재에 들어간 <토지>는 94년 8월15일에 그 거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장장 26년에 걸쳐 쓰인 <토지>는 탈고되던 해 모두 16권으로 출간되었는데 <토지 사전>은 <토지>가 완간되던 그 해 봄에 기획되었다. 문학 평론가 임우기씨가 책임 편집을 맡고 정호웅 교수(홍익대·국문학)가 감수한 이 사전은 한국 현대 문학사의 산맥으로 솟아 있는 <토지>는 물론이고 <토지> 이후의 한국 문학과 독자를 위한 ‘헌정’이다.

이 사전의 자료 조사와 집필에는 문학 평론가 김경원 정홍수, 시인 안찬수, 소설가 고 김소진, 소장 국문학자 김형태·박윤희·이승윤·하태욱 씨 등 11명이 참여했다. 솔출판사판 <토지>를 판본으로 삼은 이 사전은 어휘·속담·풍속 및 제도·인물·사건·연대표·부록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성격의 사전, 그러니까 단일 문학 작품을 위와 같이 주제 별로 ‘검색’할 수 있게 한 사전은 <토지 사전>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이 사전의 어휘 편에는 모두 2천2백15 가지 어휘와 방언이 예문과 함께 망라되었다. 예컨대 ‘아슴아슴’이라는 어휘는 ‘어떤 상태가 될 듯 말 듯한 모양’이라는 뜻풀이에 ‘법회가 끝나기는 해가 서산에 아슴아슴 떨어지려 할 무렵이었다’라는 예문이 붙고, 4권 179면 29행이라는 출전을 표기했다. 속담 4백38개를 엮은 속담 편에는 금기담·인사말 등 관용어구를 통해 그 언어에 담겨 있는 문화적·사회적 관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1백4명의 일대기를 요약한 인물 편이나, 국내외 주요 사건 1백30개를 정리한 사건 편, 광복에 이르기까지 100년사를 정돈한 연대표 등도 이 사전의 부피를 크게 한다.

문학 사전은 그 나라 문학과 출판계의 저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번에 나온 <토지 사전>은 문학 사전이 하나의 장르로 뿌리 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나 독일 등에서는 문학 사전이 일찍 정착해, 발자크 플로베르 괴테 카프카 같은 작가들에 대한 사전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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