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우상 흑백 선으로 되살리다
  • 김은남 기자 (ken@e-sisa.co.kr)
  • 승인 2002.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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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애니메이션 <부활 이소룡> 연재하는 박상준씨
한국화를 전공한 박상준씨(28)가 3년 전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손을 댄 것은,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리샤오룽의 화려한 몸놀림을 화면에 옮겨놓고 싶어서였다. 때마침 뉴스를 보던 그의 눈에 띈 것이 독도 문제였다. ‘한국 정부가 독도 문제 해결사로 리샤오룽을 불러들이면 어떻게 될까.’ <부활 이소룡>은 이렇게 황당한 발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이 작품 연재를 시작한 이래, 그는 골백번도 넘게 리샤오룽 영화를 시청했다. 이제는 눈을 감고 기합 소리만 들어도 그것이 어느 영화, 어느 대목에 나오는지 알아맞힐 경지이다. 그뿐인가. 잠은 하루 4시간 이상 자 본 일이 없다. 애니메이션은 어디까지나 취미 생활일 뿐 생업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리샤오룽의 천재성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


완벽한 자세, 군더더기를 배제한 최소한의 동작. 한국화 기법을 응용한 간결한 흑백의 선으로 이를 표현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자신이 그린 몸 동작 위에 웃고 찡그리고 포효하는 리샤오룽의 얼굴 사진을 일일이 합성하는 작업은 웬만한 ‘노가다’를 뺨치는 중노동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작품을 본 네티즌들이 “리샤오룽이 이렇게 멋있는 사람인 줄 처음 알았다”라고 환호할 때면 그는 마니아로서 긍지를 느낀다. 그가 묘사한 무술 동작은 이 방면의 ‘선수’들도 인정한 실전 동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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