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전은 디지털판 ‘구전 설화’이다. 여러 사람이 온라인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을 맡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면서 내용은 비틀어지고 변형된다. 한 네티즌은 <장희빈> 모의전 동호회에서 1백50부작짜리 대본을 창작해 올리기도 했다.
모의전은 자기 표현을 중시하는 네티즌의 성향에 맞는다. 젊은 네티즌은 인터넷 게임을 통해 롤 플레이를 쉽게 체득한다. 자신이 늘 꿈꾸었던 상상 속의 인물이 되어 하고 싶었던 말을 풀어내면서 자기 만족을 얻는다. 복제와 모방에서 변형의 문화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트렌드를 감지하는 ‘트렌드워처(Trend Watcher)’라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감했을 것이다. 신혜인. 숙명여고 3학년인 신양은 농구계의 여자 ‘얼짱’(얼굴이 잘 생긴 사람)으로 수많은 ‘누나부대’를 이끌고 있다. 트렌드워처가 되는 데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도 트렌드워처가 많다. 11월11일, 빼빼로데이를 맞이해 길쭉길쭉한 모양을 한 상품들이 선물가게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조어를 만들었다. 디크족(Double Income with Kids). 우리말로 풀면 ‘애 딸린 맞벌이 여성’이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과 대비된다. 중고 명품과 주택거래신고제는 평범한 디크족의 관심 사항. 마이바흐는 내년 초부터 판매하는 초호화 세단으로 하루에 5대밖에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차 한 대 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1. 빼빼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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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파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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