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교단…’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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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9.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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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호 커버 스토리 ‘무너지는 교단…고개 숙인 선생님’을 읽고, 교사들의 권위 추락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교단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고, 또 교사들 중에는 정말 몹쓸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교사들의 고개 숙임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독불 장군처럼 혼자만 청렴해도 주위에서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똑같이 취급받는 것이 한국 교육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미 드러나 있는 교사들의 문제점과 학교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나열해 놓기보다는, 그것을 감싸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모르긴 몰라도 벌써 교권 회복 운동을 어느 단체나 모임에서 하고 있을 것이다. <시사저널>이 그러한 운동을 찾아내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유미정 (서울시 강남구 논현1동)

40대 초반의 직장인이다. 그런데 ‘무너지는 교단…고개 숙인 선생님’을 읽고 갑자기 옛 생각이 나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중학교 3학년 때 일이었다. 그때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강화× 선생님이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분을 증오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 뺨을 실신할 때까지 때렸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고막이 터졌는데, 지금까지도 고생을 하고 있다. 왜 맞았는지는 지금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교실 커튼을 세탁해 오라고 했는데 안해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때 어머니가 몹시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아픈 기억이 있다고 해서 나는 사랑의 매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서울 중동고의 ‘당당봉’ 같은 매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당당하게 때리고 당당하게 맞는 일, 그것 참 좋은 발상이다. 선생님들은 결코 내 고막을 터뜨린 강선생님처럼 매를 들어서는 안된다.

신재덕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3동)

김 훈 중위 사인, 왜 자살인가

정말 답답하다. 잘못되었는지 누구나 다 아는데, 왜 국방부 특조단만 잘못되지 않았다고 우기는 걸까. 김 훈 중위 의문사에 관한 기사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제499호 기사 ‘죽음의 진실, 철모는 알고 있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사저널> 기사를 읽으면 읽을수록 타살이 분명한데 왜 국방부 특조단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을까. 그 이유는 국방부 특조단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임경숙 (부산시 진구 개금3동)

‘도덕 군자 나라의 뻔뻔한 강간’을 읽고

제499호 문화 비평 ‘도덕 군자 나라의 뻔뻔한 강간’을 읽고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우선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타인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필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그렇게 볼 때 일부 사람들이 O양의 비디오를 불법 복제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성을 도구화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O양의 행위와 태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방송인으로서,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인으로서 그가 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그 책임 역시 그가 져야 한다. 필자는 그런 점에서 O양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것 같다. O양이 수치심을 느껴서 미국으로 도피한 것이 어떻게 비디오를 판 사람, 사 본 사람, 빌려 본 사람, 인터넷에 띄운 사람의 잘못이란 말인가. 포르노를 합법화하고 정당화해서 필자가 말하는 ‘뻔뻔한 강간’을 막으려 한다면, 과연 한국의 질서와 문화가 바로 설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김용희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주공아파트)

문화 비평 ‘도덕 군자 나라의 뻔뻔한 강간’은 대부분 억지 논리였다. O양 비디오를 유통시킨 자들이 범죄자라는 주장, 그리고 O양이 피해자라는 주장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도덕’에 대한, 수백 년 묵어 악취가 난다느니, 그 놈의 도덕이라느니, 무식한 주제에 힘만 막강하다는 식의 언사는 공감할 수 없었다. 또한 O양의 사생활 보호가 민주 사회 시민의 도덕적 의무라고 말하는 필자는, 도덕의 가치 철학을 마음대로 집어던졌다가 필요하면 주워서 꿰어맞추는 식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었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한 인간의 삶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인터넷 범죄에 대한 조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이것은 한국 사회의 큰 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유럽과 서양처럼 우리도 포르노를 합법화하자는, 이른바 유학파 지식인들의 얄팍한 문화 논리에는 일침을 가하고 싶다. 만약 그들 해외 유학파들이 진정한 지식인이고 문화인이라면, 한국의 정서와 가치관에 맞는 문화 도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보경 (서울시 서초구 반포2동)
한국의 고질병, 일류대 선호

한국 뺨치는 중국의 교육열과 대학 입시를 다룬 ‘중국 대륙 휩쓰는 龍 만들기 열풍’[제499호]을 보면서 한국의 교육열과, 일류대병을 떠올렸다. 왜 우리 주변의 학부모들은 모두 일류대를 선호할까. 그건 대입에서의 한 번 ‘성공’이 사회에서 ‘보증 수표‘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기득권 세력의 학력을 보면 대부분이 일류대 출신이다. 암암리에 한국을 이끄는 정치인·교수·고급 관료는 일류대 출신이어야 한다는 공식이라도 생긴 걸까. 문제는 일류대를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는 점이다. 능력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간판을 보고 평가하는 풍토가 일류대 선호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21세기가 전문가 시대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일류대 출신의 시대이다. 그 바람에 초유의 입시 전쟁이 계속되고, 서울대 입시 요강이 신문 지면을 뒤덮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를 살찌우고 GNP를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일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 모든 사람이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승경 (전북 전주시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공군의 FX 사업 계획대로 추진해야

‘빨간 마후라들 성났다’[제499호]를 읽고 현 정부가 자주 국방 의지를 가지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빨간 마후라들 성났다’에 따르면, 정부는 공군의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FX)을 뒤로 미룬 채, KF 16기 추가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그 바람에 공군 조종사들이 비분강개한 채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산업자원부 의견만 듣고 KF 16기 추가 생산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이 단지 돈 때문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군은 탁월한 제공 능력과 북한의 스커드 B 미사일 발사대를 폭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F 15급 전투기 도입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과의 합동 전술에 F 15기가 적합하다고 믿고 있다. 일본·러시아·중국 등 주변 강대국의 전력이 날로 증강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돈 때문에 우수한 기종을 외면하는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나중에 가래로 막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서삼원 (충북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공정한 ‘검찰·경찰 밥그릇 싸움’ 보도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을 보면 모두 경제·정치 박사 같다. 입만 열면 대통령이 어쨌느니, 종합주가지수가 몇 포인트 올랐느니 온통 정치·경제 이야기뿐이다. 나는 아직 정치·경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텔레비전·신문만으로는 정치·경제를 이해하기 힘들어 매주 시사 주간지를 즐겨 읽는다. 다른 시사 주간지에 비해 <시사저널>은 정치·경제 면을 다양하게 꾸리는 것 같아 읽기에 편하다. 또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어 흥미롭다. 실생활에 필요한 경제 정보와, 정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사로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제499호의 검찰·경찰 수사권 다툼을 다룬 ‘밥그릇 싸움 끝나지 않았다’도 좋은 기사였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 입장에서 현상황과 문제점을 잘 지적한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검·경이 밥그릇 싸움에 앞서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짚어주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밥 그릇 싸움’을, 공정하고도 매서운 눈초리로 감시해 주기 바란다.

정지현 (부산시 남구 대연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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