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향기 속 신비한 생태 기행
  • 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 ()
  • 승인 1999.07.1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녕 우포늪

1억4천만 년 전 한반도의 모습을 짐작케 해주는 곳이 바로 우포늪이다. ‘생태계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우포늪은 창녕읍내에서 서쪽으로 불과 7㎞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생각보다는 접근하기가 쉬운 여행지이다. 우포늪 둑 바로 아래까지 승용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초여름의 우포늪은 물속 곤충들과 어류들, 그리고 물풀들이 번성해서 ‘어머니의 품속’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늪인 우포 늪은 수생 식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철새·곤충·물고기가 어우러진 습지 생태계의 보물 창고이다. 마산·창원 환경운동연합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훨씬 이전인 약 1억4천만년 전 낙동강 하류 일대의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자연 호수 여러 개가 생겼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 일대에 걸쳐 있는 우포늪은 이 부근에 인간 활동이 시작된 이래 수천년 동안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어온 몇 안 되는 자연늪으로 한반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야트막한 언덕으로 둘러싸인 우포늪 지대는 약 51만평(수면 면적 약 7만평) 규모로, 우포·목포·사지포 3개 늪과 몇 개의 작은 소택지로 구성되어 있다. 여름철의 우포늪은 어른키만큼 무성하게 자란 갈대, 부들, 줄 등이 물가를 뒤덮고 개구리밥이 온통 녹색 융단처럼 펼쳐져 늪지대의 독특한 경관을 이룬다.

34종의 습지 식물이 자라는 우포늪은 ‘수생 식물의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뜻 보기에 비슷하게 생긴 갈대·부들·줄·창포는 끼리끼리 모여 자라고 있다.

우포의 명물은 가시연꽃. 이 연꽃은 89년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 희귀 식물로 지름 50∼60cm의 큰 방석만한 잎이 장관이다. 그러나 우포늪지대에서 이 멋진 식물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우포늪 일대에서 낚시는 절대 금물이다. 만약 발각되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

우포늪 생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창녕환경운동연합(0559-533-7856)에 연락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여행 메모:경부고속도로와 구마고속도로를 달려 창녕나들목으로 빠지면 곧바로 창녕읍내에 닿는다. 읍내에서 1080번 지방도를 타고 서쪽으로 가면 우포늪과 목포늪으로 갈 수 있다. 창녕행 시외버스는 서울 남부터미널이나 대구 서부, 부산 사상, 마산 합성터미널 등에서 출발한다. 창녕읍내보다는 부곡온천지역에서 숙박장소를 찾는 것이 편하다. 호텔 외에 일성콘도(0559-536-9870)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창녕읍내의 섬진강재첩국(0559-533-6915)에 가면 재첩국정식 등을 맛볼 수 있다. 평창 한국자생식물원

오대산 하면 월정사와 상원사를 우선 떠올리게 된다. 그 명찰들을 답사하고 진부로 내려오는 길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의 한국자생식물원(0374-332-7069)이다. 이 식물원은 한국자생식물협회 회장 김창렬씨가 사재를 들여 만들었다. 3만여평의 산자락에 약 8백여종의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진부에서 주문진으로 넘어가는 6번 국도를 따라가다 오대산관광호텔을 지나면 월정사 입구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오른쪽이 한국자생식물원으로 들어가는 길. 실개천을 끼고 야외식물원 실내전시관 등으로 꾸며져 있는 식물원은 지난 6월29일 문을 열었다.

야외 식물원은 시골집 마당처럼 편안하게 조성되어 부담감 없이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약용·식용·원예 등 여러 용도를 가진 식물 4백여 종,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70여종, 한국 특산식물 2백여종, 개불알꽃(일명 복주머니 난) 24종 등 총 8백여 종의 식물이 있다. 식물이 집중적으로 식재되어 있는 정원에는 약 1㎞의 탐방로가, 산자락에도 약 1㎞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실내 전시관은 분경·분화실, 정원·소재관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분경·분화실은 약 1백50여평 규모이며 어린 시절 앞마당이나 산길에서 볼 수 있었던 꽃들을 이용해 경치를 재현해 내고 식물들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구성했다. 정원·소재관은 우리꽃을 소재로 하여 정원을 꾸몄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볼거리가 개불알꽃 컬렉션이다. 개불알꽃은 일명 복주머니난이라고 불린다. 전세계에 약 47종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자생식물원에는 약 24종이 보존되어 있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식물도감, 접사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가져가면 좋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5백원.

◆여행 메모:유천리의 유명식당(0374-332-6441)은 진부 사람들도 인정하는 별미 막국수집이다. 진부에서 오대천을 따라 정선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정선가는 길’(334-0002)이라는 전원카페가 있다.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축령산 기슭에 자리한 ‘아침고요 원예수목원’. 96년 5월 문을 연 이후 가평 일대의 새로운 나들이 코스로 사랑받기 시작했다. 10만평 규모인 이 수목원은 한국정원, 야생화정원, 시가 있는 산책로, 침엽수정원, 아이리스정원, 하경정원, 분재정원, 정원나라, 성서정원 등 테마 별로 꾸며져 방문객들을 감탄케 한다.

한국정원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정취를 가득 담은 곳으로, 전통 초가집 앞에는 냇물이 흐르고 물레방아가 돌아간다. 주변에는 한국 고유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옛날 고향집을 찾아온 느낌이 들게 한다. 분재정원은 수석과 분재 작품을 조화시켜 진열해 놓은 예술 정원이다. 야생화정원에는 우리 고유의 자생 식물 및 지피 식물이 자라고 있다. 침엽수정원은 각종 침엽수만을 배식하여 색채를 표현한 정원.

시가 있는 산책로에는 노천명의 <사슴>,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 우리 가슴에 각인되어 있는 대표적인 민족 시인들의 작품이 걸려 사색과 명상의 장소로 적합하다.

이 수목원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수목원 중앙에 자리잡은 ‘아침광장’이다. 영화 <편지>의 결혼식과 장례식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 취사는 금하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3천5백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