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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도 식물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우리에게도 식물이 ‘문화’가 될 수 있을까

10월11일, 서울 마곡동은 서울식물원의 임시 개장으로 떠들썩했다. 개장 첫날부터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더니, 주말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서울식물원은 인기폭발이었다. 서울시민들이 식물에 이렇게 관심이 높았던 것일까. 아니면 새로 생긴 공원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일까. ‘서울 서남권에 처음으로 생긴 대규모 공원’이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서울식물원은 그동안 미처 충족되지 못했던 사람들의 니즈를 제대로 건드린 듯 했다.    식물원은 자연에 대한 도시의 포용력서울에 식물원이 생겼다는 소식이 이렇게 화제가 되는

2018.10.29 월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히틀러의 고향 린츠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히틀러의 고향 린츠

유럽에서는 매년 ‘문화수도’라는 것을 정한다. 유럽연합 회원국 도시 중 몇 곳을 지정해 1년 동안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장려하는 프로젝트다. 1985년에 아테네가 최초의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약 60여개의 도시가 유럽문화수도의 영예를 안았다.  그 과정을 빛나게 한 것은 린츠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그것은 때로는 역사이기도, 미래적인 기술이기도 했다. 도나우 강변의 야경을 수놓는 화려한 문화시설들의 불빛 아래로, 히틀러가 꿈꿨던 문화도시 린츠의 설계도가 어른거리고 철강회사의 압도적 경관이 겹쳐 보였다. 그

2018.09.29 토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김정은 찾았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담긴 싱가포르 도시정신

김정은 찾았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담긴 싱가포르 도시정신

싱가포르는 얼마 전, 한반도 분단 후 70년 만에 성사된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낙점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대사관이 모두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등거리외교를 원칙으로 해오면서 중립국의 이미지를 다져온 것이 이유였다. 싱가포르가 이렇게 외교 협상의 무대로서 활약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냉전 이후 아슬아슬한 정치적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서 회담이 필요할 때 그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때문에 싱가포르는 스스로 ‘외국의 이슈에 관해 편중되지 않고 중재역할도 잘 수

2018.08.23 목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아픔의 상징이 성찰과 치유의 장으로

아픔의 상징이 성찰과 치유의 장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DMZ)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더 커지고 있다. 진짜로 통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함께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DMZ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 또한 앞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의 ‘그뤼네스 반트(Grünes Band)’는 우리나라 DMZ의 미래를 상상해보기 위해 종종 언급된다. 그뤼네스 반트는 독일이 분단된 시절 동독과 서독을 가로지르던 경계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시민환경단체의 노력으로 그 생태적 가치가 알려지고 보존

2018.07.18 수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문화가 일상으로 스민 ‘창의도시’ 부천

문화가 일상으로 스민 ‘창의도시’ 부천

경기도 부천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미국 출신의 저명한 소설가 펄 벅과의 인연으로 유명하다.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펄 벅은 워낙 아시아 지역에 애정이 많았다. 펄 벅의 이런 관심은 그에게 노벨상과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 《대지》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우리나라를 소재로 하는 소설도 3편이나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의 혼혈 어린이들을 위한 인권운동을 펼치기도 했는데, 지금의 부천시 심곡본동에는 펄 벅이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을 위해 세운 ‘소사희망원’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소사희망원은 유한양행의

2018.06.13 수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성수동의 얼굴 ‘서울숲’ 도시공원 넘어 랜드마크로

성수동의 얼굴 ‘서울숲’ 도시공원 넘어 랜드마크로

‘요즘 뜨는 동네’라 불리는 서울의 성수동. 이제 그런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지도 벌써 몇 년째다. 성수동이라 하면 새로 생긴 카페거리 정도로 여길 수 있겠으나,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즐비한 이국적인 풍경 같은 것은 이곳에서 찾을 수 없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성수동은 한 마디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곳이다. 성수동은 1960년대 서울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이었다. 이후 점차 산업시설들은 도심을 빠져나갔고 일부 남은 공장들 사이사이로 주택가가 들어서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떤 매력으로 느껴졌는지, 새로운 시도를 하

2018.05.15 화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49년만의 귀향’ 윤이상 반기는 통영 푸른 물결

‘49년만의 귀향’ 윤이상 반기는 통영 푸른 물결

윤이상이라는 작곡가가 있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윤이상을 검색하면 ‘동백림사건’, 또는 ‘동베를린 공작단사건’ 따위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독일이 아직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돼 있었던 1967년, 우리나라 중앙정보부가 당시 독일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예술가·교수·유학생들이 간첩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윤이상도 여기에 연루됐던 예술가 중 한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한국에서 추방돼, 사망할 때까지 독일인으로 살았다.  2006년에서야 국가정보원의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동백림사건이 당시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부정의혹을 무마시키기

2018.04.13 금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평화문화도시’ 선포한 김포, 그에 걸맞는 상징이 필요하다

‘평화문화도시’ 선포한 김포, 그에 걸맞는 상징이 필요하다

김포시는 2015년 ‘평화문화도시’임을 선포했다. 김포시에 가면 ‘평화문화 1번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지역 홍보물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북한땅을 마주보고 있는 도시로서 평화문화도시란 비전을 가지는 것이 일견 그럴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혹자는 김포시를 한강신도시로 기억할수도 있고, 사실은 김포시에 있지도 않은 ‘김포공항’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김포시가 선택한 도시의 정체성은 ‘평화문화도시’다. ‘평화’와 ‘문화’ 모두 낯설지 않은 단어지만, ‘평화문화도시’라고 하면 좀 낯설다. 무엇을 뜻하는 걸까, 쉽게 와닿지

2018.03.08 목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

한국 1호 국가정원…‘생태’와 ‘개발’을 품은 순천

한국 1호 국가정원…‘생태’와 ‘개발’을 품은 순천

필자가 전남 순천시를 처음 방문했던 것은 2009년 가을이었다. 순천의 중심을 관통해 흐르는 동천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은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유명해진 풍덕동, 오천동 일대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약 7km를 더 내려가자 세계 5대 습지로 꼽히는 순천만이 나왔다. 말하자면 동천은 순천만 국가정원 부지에서 순천시 구도심을 통과하는 22번 국도와 신도심의 중심가로인 백강로와 만나 순천만으로 흘러들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순천시의 중심에 위치한 봉화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듯한 구도심과 신도심이 순천만이라는 자연 앞에서 비로소

2017.01.11 수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서울대 도시조경계획연구실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