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계단·냄새·고기 모두가 ‘봉테일’의 메타포였다

치밀한 시나리오와 디테일한 설정은 그를 ‘봉테일’로 만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디테일을 이용해 기득권과 사회를 꼬집는 영화를 장르 불문하고 여럿 그려냈다. 처음부터 그랬다. 봉 ...

AI 시대, 예술적 상상력을 키워라

“예술은 가을비 내리는 거리를 내려다보는 통창의 카페 안에 있지 않다. 예술은 겨울 바다와 멀찍이 떨어져 그저 감상에 젖는 안락한 실내에 있지 않다. 세상에서 도피해 현실을 비현실...

칸에서 극찬받은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택배회사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종수(유아인)가 주인공이다. 그가 우연히 어릴 적 동네...

神은 커피를 만들고, 커피는 위대한 사상가를 만든다

작가들은 글을 쓰는 고통을 ‘산통’(産痛)에 비유한다. 술은 잠시 고통을 잊게 하고 위안을 주지만, 술로 글을 이어갈 수는 없다. 반면 커피는 쉼표와 같아서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할...

군함도는 비난 받을 영화가 아니다

올해 초부터 영화 《군함도》에 대한 영화 업계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 중화예술궁에서 진행된 ‘CJ E&M 한중 합작영화 라인업 발표회’에서도 가장 주목을...

“지식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생각의 시대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하라고 몰아세우는 부모에게 뜨끔한 일침을 가하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공부 잘하는 아이가 명문대 들어가서 출세하는 공식이 통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이야...

“텍스트 떠나 이미지 위에서 사유하라”

얼마 전만 해도 디지털 이미지라는 것은 일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남녀노소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주위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한 오늘날, ‘디지털’은 딱히 ...

무식하게 무조건 박살 내지 않아

퀴즈 하나를 먼저 풀어보자.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를 다룬 영화 (2010년)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당시 페이스북에 수억 명의 친구, 즉 회원에 가입하면서 스타가 된 ...

한국 사회 덮은 ‘괴물’들 들추다

박찬욱의 영화가 유괴와 납치에서 시작한다면, 김지운이 일상의 균열에서 모티브를 찾는다면, 류승완이 일단 대결 구도를 만들어 놓고 판을 벌인다면, 봉준호의 영화는 얼토당토 않는 사건...

약육강식 사회의 잔혹한 인생사

거리의 이야기는 언제나 비열하다.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항상 우발적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거리’라는 열린 공간.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

불발로 끝난 사랑과 행복

감독 : 장신우주연 : 최명길 · 박중훈정사현장을 들킨 남녀가 황급히 걸쳐입은 옷차림같은 마을 ‘우묵배미 ’. 머리는 도시로 향하고 몸뚱이는 농촌에 묻혀 있는 우묵배미라는 공간은 ...

90년대 연극, 거장이 없다

70~80년대의 한국연극계는 화려했다. 그때도 물론 극단의 살림은 궁핍했고 비평가의 독설은 잔인했으며 문화면의 연극지면은 인색했다. 그러나 고급한 관객의 관심을 유지시키는 힘은 팽...

‘도자기전쟁’ 후예들 4백년 구운 솜씨 교류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도자기전쟁’이라고 부른다. 전쟁으로 비롯된 두 나라의 e도자기 인연이 4백년이 지난 지금 후예 도공들에 의해 다시 조명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의 현대도예...

길 위에서 갈 길을 묻다

‘소년은 자라서 아버지가 된다’. 자연 법칙을 따르는 공리(公理)같은 단순한 문장이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다소 피곤한 정신적, 사회적 시스템의 가동이 필요하다. 종종 시스템은...

양극화 틈새 메우기 ‘세금 전쟁’ 카운트다운

노무현 대통령이 캐나다 멀로니 총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두 달 전부터 시장에는 온갖 억측이 나돌았다. 멀로니 총리는 임기 중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증세(增稅) 정책을 밀어붙였다가...

‘쇼쇼쇼’ 살인의 추억

적어도 21세기 한국에서라면, 모든 범죄는 ‘쇼’이며, 수사는 범인 찾기 ‘이벤트’이고, 범죄에서 수사에 이르는 전과정은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부다. 그렇게 우리는 카세트 ...

참혹한 과거 치유하는 ‘풍자’

붉은 깃발이 꽂힌 건물 앞을 사람들이 한가롭게 거닐고 있는, 코소보 출신 미술가 알베르트 헤타의 사진 속 이미지는 지극히 평온하다. 그런데 이 작품이 왜 올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의...

서점가 강타한 ‘에코의 후예’들

셜록 홈즈·오귀스트 뒤팽·아르센 루팽·엘러리 퀸·에르큐르 포와로…. 한 시절 독자를 들뜨게 했던 명탐정들이다. 어떤 음모와 죽음의 비밀도 이들 손에만 걸리면 단순하고 투명하게 까밝...

‘이순신 담론’ 왜 거듭 부활하나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노무현 대통령이 김 훈씨의 장편소설 를 다시 꺼내 읽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부터다. 정치권 주변에 때아닌 독서 붐이 일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으면 ‘노심(...

‘직무 정지된 대통령’ 그 이후

내가 뉴욕 주립대학 교환교수로 미국에 가 있던 1998∼1999년 텔레비전을 켰다 하면 떠오르는 헤드라인 뉴스는 르윈스키 스캔들에 휘말린 대통령 탄핵 사태였다. 국회의원·특별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