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횡포 정말 모질더군요”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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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9월, 경찰서에 있는데 갑자기 카메라 기자들이 들어와 ‘얼굴 숙여’라며 명령하듯 소리쳤다. 나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피의자를 범죄인 취급하는 이런 언론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곤욕을 치른 외과의사 이도행씨(41)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9월13일 언론인권센터 후원행사에서 자신이 겪은 언론보도 피해 내용을 발표했다.


범인으로 몰려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이씨는 2001년 고법에서 열린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7년 동안 진실을 가리는 싸움을 하면서 그는 마녀사냥식 ‘언론 재판’으로 큰 고통을 당했다. 일부 언론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변호사를 잘 만나 무죄를 받았다’는 식의 보도를 남발했다.

출입기자들이 계속 교체되는 통에 재판부의 판결문조차 제대로 읽지 않은 채 보도하는 언론도 많았다. “나는 외과 의사이다. 언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제 2, 3의 이도행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간절히 바란다.” 발표가 끝나자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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