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세상 지키려는 산꼭대기 한뎃잠
  • 고제규 기자 ()
  • 승인 200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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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도 김종호씨(35.오른쪽)는 고향 열차를 타지 목했다. 김씨는 고향집 안방이 아니라 서울 마포구 성미산 정상에서 차례를 지냈다. '성미산 지키기 주민연대 모임' 대표인 그는 1월30일부터 산 정상에서 텐트를 치고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마을 공동체의 상징이자, 어린이들에게 생태 공원인 성미산은 1월29일 새벽 벌거숭이가 되었다. 서울시가 상하수도 배수지를 만들겠다며, 30년 동안 자란 나무 천여 그루를 벤 것이다. 배수지가 들어서면 다음 차례는 아파트 공사다. 공사를 막기 위해 김종호씨는 아빠부대 김경훈씨(36.왼쪽)와 함께 담요 한 장으로 겨울밤을 버티고 있다. 김종호씨는 "한번 파괴된 환경은 복원될 수 없다. 성미산은 생태공원으로 보존되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선거 때 그는 성미산 보존을 위해 녹색후보로 출마했었다. 경과는 낙선이었지만, 주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는 가장 먼저 농성 텐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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