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없는 그날 위해 두 손 맞잡다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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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사형 폐지 운동가들이 두 손을 맞잡았다. 지난 11월22일 사형폐지·종신형 입법화를 위한 대회에서, 김형태 변호사(48·왼쪽)와 로버트 레니 쿠싱 씨(51·오른쪽)가 만났다. 김형태 변호사는 6년간 법정공방 끝에 치과 모녀 살인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된 피의자를 무죄로 이끈 주인공이다. 사형 제도가 있는 한 사법 살인을 면하기 어렵다고 보는 김변호사는 천주교 주교회의 사형 폐지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형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쿠싱 씨는 그 자신이 살인 피해자 가족이다. 1988년 6월1일 그의 아버지는 강도의 총에 살해당했다. 이 사건이 있은 뒤 쿠싱 씨는 ‘인권을 위한 살인 피해자 가족 모임’을 이끌고 있다. 쿠싱 씨가 이 모임을 만든 것은 살인 피해자 가족이 사형제 지지자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다. 그는 1년에 2주씩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이 만나는 ‘희망을 위한 여행’을 떠나고 있다. 사형 폐지를 위한 범종교인연합회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날,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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