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종석, 안팎 곱사등이 되나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5.05.2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간중앙> 보도 사태로 대미 협상 부실 대응 의혹 제기돼

 
인쇄소 직원의 설명과 <월간중앙> 6월호 지면 구성을 살펴보면, 잡지에 빠진 기사의 분량은 8~10쪽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월간중앙> 6월호에는 같은 외부 필자가 연속해 두 꼭지 기고문을 쓴 부분이 있어, 긴급 삭제된 흔적이 남아있다.

<월간중앙> 6월호가 보도하려 했던 기사의 핵심은 청와대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과 사무처를 대상으로 극비리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최근 한국과 미국 간에는 ‘전략적 유연성’과 ‘작전계획 5029’ 등을 놓고 미묘한 갈등과 불신을 퍼져 있으며, 이 불신의 중심에 이종석 사무차장이 서 있다는 것이다. 이차장 등이 미국과 협상하면서 실책을 저지르거나 대통령에게 보고를 부실하게 하고,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는다는 등의 비판이 일자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4월 중순 참모들에게 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청와대 내 386 인사 중심으로 특별조사팀이 꾸려졌고 현재 비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다.

이 기사 내용이 17일 오전 ‘문화일보’ 등을 통해 알려지자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정부 쪽의 주장을 종합하면 <월간중앙> 예고 기사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김민수 청와대 대변인은 극비 조사는 없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 협상 상황을 점검하는 ‘검토 회의’는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상황실에서 외교안보팀의 대미 협상, 특히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부실한 점이 있지 않았느냐는 문제를 제기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검토 회의’를 열었다는 것이다.

지난 4월5일과 4월15일 두 차례 열린 이 검토 회의에 문재인 민정수석과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해 질문하고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이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김대변인은 “검토 결과 협상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종료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비밀 조사설을 최초 보도한 문화일보를 상대로 ‘오보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월 초에 열린 두 차례 만남을 ‘조사’로 볼 것인지 ‘회의’로 볼 것인지는 다소 주관적인 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이종석 사무차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대미 협상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시각이 정부 안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외교부 일각으로부터는 ‘자주파’로, 386 정치인으로부터는 ‘대미 동맹파’로 평가받는 이종석 사무차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