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해진 ‘수제 액션’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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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두 번째 미션>, 태국풍 줄이고 다국적 전략 추구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한 태국 영화 <옹박>은 액션이 발군인 영화였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득 찬 할리우드 액션과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액션으로 만들어진 홍콩 액션과는 다른, 피가 튀고 땀이 튀는 100% 수제 액션으로 만들어진 <옹박>은 관객들에게 액션 영화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태권도·쿵푸·가라데를 제치고 이종격투기의 지존이 된 무에타이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영화였다.

액션이 발군인 영화였지만 바꾸어 말하면 <옹박>은 액션밖에 볼 것이 없는 영화이기도 했다. 스토리는 유치했고 연기력은 들쭉날쭉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세련미가 현저히 떨어졌다. 올해 다시 찾아온 <옹박, 두 번째 미션>은 가능성만을 보여준 영화가 어떻게 화장을 하고 옷을 덧입어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1편보다 모든 부문에서 진화해

눈에 띄는 것은 태국에서 아시아로 시야를 넓힌 점이다. 주인공 토니 쟈와 파트너 패타이 윙캄라오를 제외하고는 태국 배우의 비중이 줄고 아시아권 배우들이 전진 배치된 점이다. 한국계 중국인으로서 트렌스젠더 무용수인 진싱이 악역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베트남계 배우는 물론 호주 배우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영화에 등장했다.

다국적 전략은 영화의 곳곳에 배어 있다. 다소 샤머니즘적인 주제를 다룬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야생동물 보호라는 좀더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잡았다. 영화의 무대를 호주로 옮겨 백호주의를 포기하고 아시아에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호주를 포섭했다. 1편에서는 주로 전통 무에타이를 이용했지만 2편에서는 세계 각국에 전파되어 새롭게 변화한 무에타이를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호주가 배경이지만 영화에 아시아인의 전형적인 모습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태국 여성은 마사지사로 나오고, 중국인은 큰 식당 주인으로 나온다. 중국 식당 주인은 갱과 얽혀 있는데, 베트남인들은 중국인들이 조직한 이 갱의 행동대장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인도 등장한다. 여느 할리우드 영화와 마찬가지로 슈퍼마켓 주인으로 나온다. ‘명예 백인’으로 살아가며 다른 아시아인과 어울리지 않는 일본인은 역시 영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승부수는 화려한 액션

다양한 영화적 전략을 구사하지만 <옹박, 두 번째 미션>의 압권은 역시 액션이다. 화려한 치장과 화장을 걷어내고 드러난 울퉁불퉁한 근육이 바로 <옹박, 두 번째 미션>의 매력이다. 리샤오룽(李小龍)의 기교, 청룽(成龍)의 정밀함, 리롄제(李連杰)의 박력이 배합된 토니 쟈의 화려한 액션이 액션의 극한을 맛보게 해준다.

<옹박, 두 번째 미션>의 액션은 크게 다섯 개의 시퀀스로 나뉘어져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활용한 액션과 롱테일 보트를 활용한 수상 액션은 전편보다 더욱 화려해졌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적을 하나하나 섬멸하는 ‘닌텐도 액션’과 수십 명의 적을 다양한 관절 꺾기 기술로 제압하는 ‘매트릭스 액션’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거구의 적을 제압하는 마지막 ‘쌍뼈다귀 액션’도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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