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환경 오염 맞서 10년째 투쟁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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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필리핀인 밀라 발라나도 씨(52)는 10여 년째 한 우물을 파고 있는 환경운동가이다. 필리핀 내 미군기지인 클라크 공군 기지와 수빅 해군기지의 환경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10년 전, 두 지역 모두 필리핀에 반환되었지만, 석면으로 뒤범벅된 죽음의 땅으로 바뀐 뒤였다. 그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지가 반환된 뒤 두 지역에서만 1백25명이 석면 공해로 사망했고, 수빅 지역의 한 병원에서는 백혈병 진단 건수가 3백20건이나 보고되었다. 백혈병 환자 가운데  80%는 어린이였다. 이렇게 환경 오염이 심각해도 미국측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지난 9월9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녀는 환경권이 인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3년째 ‘기지 정화를 위한 민중 태스크포스’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용산 기지를 비롯한 미군 기지 반환을 앞두고 있는 녹색연합을 비롯한 국내 환경운동가들은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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