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식 치료’ 가능한 침 하나로 세계 호령
  • 남문희 전문기자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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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일침요법으로 세계를 통일하겠다.” ‘호호호 일침한의원’ 김광호 대표원장(47·한의학박사)의 ‘원대한 꿈’은 듣는 사람을 질리게 한다. 그러나 그의 범상치 않은 내력을 돌아보면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5년 전 그는 달랑 ‘침 한 자루’만 들고, 혜성같이 나타나 한의학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의사들이 그동안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동의보감’의 원리대로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사암오행침법’이라는 전통 침법으로 병의 근원을 공략할 때 과연 어떤 일이 가능한가를 몸소 보여준 것이다. 그가 주창한 ‘일침요법’으로, 현대 의학이 난치병으로 분류한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디스크·요통·오십견·녹내장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침체되었던 한의학계가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의 강의록은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전국에 8개 ‘일침요법 본원’이 생겨났으며, 평생을 같이할 25명의 제자 겸 동료 한의사들이 배출되어 뜻을 뭉쳤다. ‘일침의 세계화’, 한국 한의학의 세계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이 다듬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침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중의학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중의학은 이미 서양의학과 어설프게 접목하면서 대증요법 수준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김원장의 평가다. 일침요법의 경우 동의보감에 근거한 정확한 문진으로 병의 근원만 찾으면, 적게는 한 개, 많으면 네 개의 침으로 ‘근원에서 증상까지 도미노 식의 치료’가 가능해 동양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진단법과 치료법이 이미 표준화돼 있어, 전세계 어디에서나 원격 진료를 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로스앤젤레스 본원’이 문을 열면서 세계로 진출했는데, 올해 중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김광호 원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바로 중국에 퍼져 있는 한국인 출신 중의사 5천여 명과 전세계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인 무면허 의사들이다. 이들을 일침요법의 기치 아래 규합할 수만 있다면, 세계 제패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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