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가스 경보’
  • 김현숙 기자 ()
  • 승인 1991.01.3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 환경계획이 주관하는 지구환경감시체계(GEMS)의 보고에 의하면 서울은 중국의 -陽, 이란의 테헤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아황산가스오염이 심긱한 도시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을 떠날 수는 없는 처지. 그렇다면 서울 어느 동네가 ‘그래도 숨쉬고 살만한 곳’일까.

 한국과학기술연구언(KIST) 환경연구센터의 -東- 박사팀은 최근 서울시내 20개동의 대기오염실태를 환경기준치와 비교 측정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가 오염도의 산술평균만을 발표해옴으로써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채감오염도와 너무 동떨어진다는 비난과 불신을 받고 있는 터에 송박사팀의 이번 조사는 자료의 신뢰도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조사 결과 서울은 아황산가스(SO₂)와 부유분진 즉 먼지(TSP)오염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황산가스 오염실태를 보면 특히 등촌동(0.136ppm)이 연평균 환경기준치(0.050ppm)를 훨씬 넘고 있어 신설동 면목동 쌍문동 등도 환경기준치를 2배가량 넘고  있다. 20개 대상지역 중 환경기준치를 밑도는 곳은 방이동 신림동 잠실2동 잠실1동 등 단4곳에 불과하나 이곳 역시 기준치에 거의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아황산가스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고 알려졌던 문래동이나 구로동보다 등촌동이 훨씬 더 오염된 지역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등촌동은 아황산가스뿐 아니라 탄화수소 일산화탄소의 오염도 역시 20개 대상지역 중 가장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간 편차가 심하다는 사실도 주목되는데 등촌동의 경우 방이동보다 아황산가스 오염도가 3배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촌동이 오염도 가장 높아
 1년 동안 단기환경기준치(24시간 평균 0.15ppm)를 초과하는 날짜를 살펴보면 서울시의 아황산가스오염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즉 등촌동은 연중 37%나 기준치를 넘고 있으며 신설동은 30%, 쌍문동·면목동·오류동은 20%이상이나 돼 ‘1년에 3회이상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단기ㅣ환경기준치 규정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아황산가스가 장기기준을 1년 이상 넘게 되면 각종 호흡기질환을 발생시키며 단기기준에서는 1시간만 숨을 쉬어도 폐기능장애, 기관지 천식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계절별로는 연탄난방을 많이 하는 겨울철에 훨씬 심해 12~2월에는 연평균 기준치를 두배 이상 넘고 있으며 여름철엔 6~9월은 기준치 이하이다. 겨울철에는 특히 저소득층 거주지역인 면목동·신설동·문래동의 오염도가 매우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먼지오염은 다생지역 중 절반 가량이 기준치를 넘고 있는데 특히 성수동(213㎍/㎥),문래동(211㎍/㎥),반포동(207㎍/㎥)은 연평균 기준치인 150㎍/㎥보다 50㎍/㎥이상이나 초과하고 있어 이 지역의 공기중에는 먼지가 지나치게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밖에 대치동 오류동 등촌동 구로동 쌍문동 잠실2동 한남동도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단기기준 초과율을 보면 4개지역을 재외한 전 지역이 24시간 분진오염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포동은 연종 20%, 성수동은 약 16%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 보면 먼지오염 역시 여름보다 겨울철이 약간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아 여름철에도 환경기준을 넘는 지역이 많음을 알수 있다.

 먼지는 단기기준인 ㎥당 3백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할 경우 기관지염 환자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고 이 농도가 1시간 이상 지속되면 병약자와 노인의 사망수가 눌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기준인 1백50마이크로그램 이상이 매달 지속될 경우에는 최소한 불쾌감을 준다.

 광화학스모그 또는 백색스모그현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오전(O₃)은 대상지역 모두 장기환경기준(연평균 0.02ppm)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오존의 경우 장기기준보다 단기기준인 1시간 평균치가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으며 1990년중 서울시 여러지역에서 단기기준을 초과한다는 환경처의 발표가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쌍문동 등촌동 신림동 광화문 오류동 방이도 한남동 불광동 반포동은 연평균 0.01ppm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자동차 배기가스가 광화학반응을 함으로써 생기는 오존오염의 심각성은 급격하게 대두되고 있다.

 발암물질의 일종인 탄화수소(HC)의 경우 등촌동(3.2ppm), 마포동(3.1ppm) 지역이 연간평균치 3ppm을 초과하고 있다. 탄화수소 역시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인데 그밖의 지역도 모두 2.0~3.0ppm 사이에 모여 있어 서울시 전역이 탄화수소의 위협하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일산화탄소(CO)와 잘소화합물(NO₂)농도는 대상지역 모두 기준치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등촌동 길음동 쌍문동 등은 일산화탄소가, 신설동 대치동 성수동은 질소화합물의 농동가 다른 지역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