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기사회 회장 金秀英 6단(56세)은 지난 13, 14 양일간 동료기사들과 함께 대우 옥포조선소를 방문, 화기애애한 지도대국을 가졌다. 바둑 취미를 가진 3백여명의 옥포조선소 근로자들은 趙南哲 9단을 비롯한 30여명의 유명 프로기사들로부터 한수라도 더 가르침을 받으려고 온 신경을 바둑판에 쏟았다. 지난해 11월 기사회장에 선임된 金6단은 ‘바둑판을 짊어지고 대중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매달 1회씩 프로기사들의 ‘직장기우회’ 순회대국을 가질 계획인데, 이번 옥포행이 그 첫걸음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17세기초 일본을 통일한 후 바둑을 널리 보급해 오랜 전란으로 살벌해진 국민의 마음을 순화시켰다고 합니다. 우리 프로기사들도 노사갈등 · 분규 등으로 지쳐 있는 근로자들을 직접 찾아가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싶어서 시작했지요.”
모든 비용을 기사들이 갹출해 추진하는 일인데도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6백만명의 우리나라 바둑인구는
인구비례로 따질 때 세계 최고”라며, 이는 한국 바둑의 중흥을 예고하는 조짐이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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