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찾은 넬슨 만델라 첫 대중연설
  • 편집국 ()
  • 승인 1990.02.2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장투쟁 계속” 선언 백인들에 동참 촉구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72)가 2월11일 28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석방되었다. 지난 62년 정부전복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온 만델라는 지난해 9월 출범한 드 클레르크 정부이 對흑인 유화정책의 일환으로 꾸준히 석방이 검토되어왔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날 출감한 만델라는 비교적 건강해 보였으며 빅터 버스터 형무소를 출감한 직후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케이프타운의 시청앞으로 가 광장에 운집한 지지자들에게 첫 대중연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설에서 만델라는 “이 시점에서 투쟁을 완화하는 과오를 저지른다면 후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전세계에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완전종식을 위해 현 백인소수정부에 대한 제재조치를 계속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남아공정부에 대해서는 3년6월째 지속되고 있는 국가비상사태를 전면 해제할 것과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흑인들에게도 동등한 참정권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남아공의 현 상황에 대해 지난 61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로 하여금  무장투쟁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상황에서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에게는 무장투쟁을 계속하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그러므로 백인들도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흑인들의 투쟁에 동참하여 새로운 남아공 건설에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이날 남아공 곳곳에서는 만델라의 석방을 환호하는 군중들과 시위진압경찰 사이에 크고 작은 충돌사태가 벌어졌는데 경찰의 과잉방어로 인한 발포로 흑인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만델라에게 전화를 걸어 석방을 축하하며 드 클레르크 대통령과 함께 백안관을 방문해주도록 초청했으며 남아공에 대한 제재조치를 즉각 철수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남아공의 흑백문제의 향방은 그의 운동방향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데 석방후 첫 연설에서 그가 무장투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관측통들은 그가 강경 흑인운동세력과 드 클레르크정부 사이에서 조정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