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과 연기력의 빛나는 혼연일체
  • 금승옥 (작가) ()
  • 승인 1990.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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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受延의 俳優됨을 말한다·

강수연이 우리 영화계의 톱스타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당연한 일이다. 강수연이 출연하고 있는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과거 한국영화사속에서 여자 주연배우급으로서 강수연만한 연기자가 있었던지, 얼핏 떠오르는 여배우가 없다. 최은희, 김지미, 윤정희, 문희, 장미희, 정윤희 등을 떠올려보아도 그들이 오랜 경륜속에서 원숙한 연기자로 성장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출발부터 강수연처럼 극중인물을 내면에서부터 정확하게 해석하여 다양한 표정과 몸짓으로 충분하게 표현한 진짜 연기자들이었는지 하는 점에서는 아무래도 미심쩍다. 과거 한국영화의 주연급 여배우들이 자신의 타고난 외모에 거의 의존하여 출연했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속의 인물이 아니라 여배우 아무개를 구경하고 나오기 일쑤였다. 물론 강수연의 경우엔 TV등에서 아역으로 출발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여배우들이 이미 20대 여주인공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나이에 가서야 터득한 연기력을 강수연은 20대에 갖추게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강수연은 주연급 영화배우로서 거의 완벽한 연기자이다.

  연기자, 특히 주연배우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두가지 조건은 첫째로 인간해석 능력과 그 표현력, 둘째로 매력이다. 아니 첫째와 둘째의 순서가 바뀌어도 좋다.

  요컨대 거의 2시간 동안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두고 있는 여주인공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매력이 없으면 안된다. 그 매력이란 극중인물 자체에서 오는 것이긴 하지만 그 역시 여배우가 갖고 있는 생래적인 매력을 통해서 관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여배우 자체가 우선 관객에게 거부감이나 지루함을 주지 않고 친밀감 또는 황홀감을 느끼며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강수연에게는 무엇보다도 우선 이러한 매력이 있다. 남성관객에게는 애인이나 아내이기를, 여성관객에게는 자기 자신이기를 원하게 하는 매력을 근본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강수연이 그 능숙하고 정확한 묘사력으로 그려내보이는 극중인물의 그 어떠한 사악한 부분이라도 이해해주고 싶은 감정이 객석에 전달되는 것이다.

  주연배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바로 그런 점 때문이다. 단순히 예쁘다고만 해서되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잘한다고만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모든 드라마가 필연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는 도덕적인 고뇌와 악을 거부감 없이, 동정적으로 관객에게 전달시키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여배우의 매력과 연기력의 혼연일체인 것이다. 

  최근 강수연에게 대종상 주연상을 안겨준<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도 강수연 연기와 매력의 혼연일체가 그 영화를 끌어나가고 있다. 연출과 촬영, 남자주연의 캐스팅등에서 미숙하다고 할 만큼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 객석을 사로잡는 것은 역시 강수연의 聖處女 같은 매력과 극중인물의 변신을 탁월하게 계산하며 정확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연기력이다. 

  변장호감독의 <감자>에서 보여준 강수연의 그 다채로우면서 정확한 연기는 한국 영화사에서 영원한 모범으로 남을만하다. 강수연에게 '천의 얼굴을 가진 여자'라는 명예가 붙게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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