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른 기량 돋보여
  • 주성혜 (음악평론가) ()
  • 승인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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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교향악축제를 보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예술의 전당이 문화방송과 함께 주최한 ‘교향악축제’는 독주자 선호의 소아적 취향과 재정적 문제들로 인하여 다른 연주장르보다 발달속도가 더디었던 우리 교향악계가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축적해오 ?각적인 노력들을 한번에 과시하는 의미있느 자리엿다.

서울 중심 단체들의 강세는 여전했지만 지방 교향악단들의 기량이 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특히 앙상블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리듬처리의 호흡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었다. 악단에 따라서는 아직도 기본적인 음정·음색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액선트와 손놀림의 호흡이 빚어내는 정돈됨은 단원들의 의욕과 노력을 드러내는 매우 희망적인 것이었다.

가장 뚜렷한 기억을 남긴 무대로는 2월21일의 부천시향(임헌정 지휘)과 27일의 인천시향(임원식 지휘)이다. 대부분의 단원이 젊은 여성주자들인 점이 재미있게 비쳐진 부천시향의 세밀하고도 학구적인 연주력과, 지휘자의 정성과 노력이 역력히 드러나는 인천시향의 진지함은 이미 지명도를 얻고 있는 여느 악단들보다도 높이 평가받을 만한 것이었다.
모든 프로그램마다 협주곡순서가 하나씩 삽입된 기획은 국내정상의 연주자들로부터 가능성있는 신인들까지 망라된 협연자들의 의욕으로 무대에 활기를 더해주었다. 그러나 부천시향의 <가야금과 현을 위한 도드리3:이성재曲>를 제외하고는 한국창작곡이 전무하고, 스트라빈스키를 넘어선 20세기 작품이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음은 다음의 새축제를 위해 곡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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