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치료 늦어 사망률 높다
  • 김선엽 기자 ()
  • 승인 199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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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容旭씨 임산부 연구 석사학위 논문서 밝혀

우리나라의 임산부 사망률은 아직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산부 사망률은 그 나라의 모자보건실태는 물론 사회·경제적 복지상태를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金容旭씨(고려대의대)는 “임산부의 사망률, 사인 등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産前관리와 사망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임산부 사망에 관한 학자들의 보고와 정부가 집계한 통계수치 등에 큰 차이가 있어 실제 임산부 사망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이는 사망신고가 부정확하고, 학자들의 연구 또한 일부 병원만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金씨는 이러한 통계상의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립의료원 등 총 8개 병원으로 연구범위를 넓혔다. 1959~85년 사이에 이들 병원에서는 16만명의 어린애가 태어났고, 6백82명의 산모가 사망했다.

사망의 원인은 임신과 출산에 끼친 영향에 따라 직접·간접·비관련성으로 분류됐는데, ‘직접’이 4분의 3 이상으로 으뜸이었다. 임신에 의해 병이 악화되거나 함으로써 사망한 ‘간접’은 약 20%를 차지했고, 20여명은 임신과는 무관하게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의 직접적 원인 중에서는 이른바 ‘임신중독증’과, 임신중독증에 발작증상까지 보이는 ‘자간증’이 약 3분의 1을 차지했고, ‘과다한 출혈로 인한 사망’이 다음이었으며, 16%정도는 감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간접적 사인으로는 융모암(정상임신이 안된 자궁의 일부 조직이 자라는 암), 심장질환, 간장질환, 혈관질환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산부 사망은 25~39살 사이에 해당하는 가임여성의 사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는 그 중 특히 25~29살 사이의 여성이 임신중 가장 많이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망시기에 대한 조사에서는 80% 이상의 임산부가 분만후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중 약 절반이 24시간내에 일어났다. 분만전 사망은 약 15%를 차지했다.

사망자의 임신종료는 정상(膣式)분만(42.2%), 유산(25.3%), 제왕절개분만(14.1%) 순이었다. 이 중 정상분만의 경우는 출혈의 비중이 컸고, 제왕절개분만은 임신중독증이 주원인이 되는 특징을 보였다.

김씨는 “요즘 들어 임산부 사망률은 뚜렷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이란, 멕시코 등과 비슷합니다”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꼬집는다.

그러나 높은 사망률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김씨는 “이번 조사 대상이었던 사망 임산부 6백82명 중 3백32명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밝힌다. “임신중독증의 경우는 병원을 늦게 찾았기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많았고, 출혈사나 감염사의 경우는 치료·처치상의 문제로 사망한 임산부가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유산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감염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의료인들이 크게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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