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부름 받은 김광일 전 의원 “이제는 3당 합당 이해된다”
  • 편집국 ()
  • 승인 199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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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YS 부름 받은 김광일 전 의원
“이제는 3당 합당 이해된다”

 김광일 전 의원이 결국 김영삼 대통령 곁으로 돌아왔다. 김대통령과 헤어진 지 4년3개월 만이다. 신설된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김 전의원은 김대통령이 위원회 제도를 도입한 데 대해 “자기 밑의 사람들이 잘못한 것을 지적해내라는 것이다. 선진 민주국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높게 평가한다. 처리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무보수다. 형식도 비상임이다.

 위원회가 접수할 이른바 ‘고충’ 민원의 대상은 크게 세 가지다.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한 행정 처분이나, 소극적인 부작위로 민원 처리가 지연되었을 때, 또 하나의 법령 · 제도 · 정책이 잘못되어 국민이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의 사안이다. 위원회는 행정부와 독립된 위치에 있다. 따라서 고충 민원 처리 과정에서 행정부에 대해 ‘시어머니’ 노릇을 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특정 부처와의 한판 싸움도 불가피할 수 있다.

 위원회 실무진은 총무처 산하 정부활동민원실 직원이다. 각 부처에서 파견나온 관리들이다. 접수된 고충 민원을 심사할 때 이들이 소속 부처의 이해관계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김위원장의 걱정거리다. 팽배한 행정편의 주의가 그의 최대 적일 수 있다. 위원회 가동을 바라보는 일부 관료의 눈초리가 곱지 않기 때문이다.

 김위원장은 한마디 홍보도 잊지 않는다. “재판으로 처리될 사안이나 개인간의 문제는 위원회가 접수하지 않습니다.”

 김위원장은 이제 김대통령과 지근 거리에 있게 되었다. 김위원장은 3당 합당을 반대해 제 발로 김대통령을 떠났던 사람이다. 김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김위원장은 언론이 지분거렸다. 지금도 3당 합당을 반대하느냐, 국민당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사람 아니냐는 등 과거 김위원장의 정치 경력을 물고늘어진 것이다. 김위원장의 답변은 이렇다.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 정치다. 3당 합당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그의 정치 복귀 여부가 관심사다. 92년 대선을 한달 앞두고 정치판을 떠났던 그다. 정가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96년 총선 부산 출마 가능성을 점친다.

“김현철씨와 밀접하지 않다”
이충범 변호사 풍문 부인

 30대로 청와대 사정비서관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가 6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했던 이충범 변호사(38)가 4월24일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이씨는 1년 동안 도쿄 대학 국제 학부 객원연구원으로 머물면서 ‘한·일 정치개혁 비교 연구’를 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부인과 두 아이는 한국에 두고 학교 근처의 월세 9만엔짜리 9평 방에서 혼자 자취할 계획이다. 떠나기 앞서 이씨는 “일본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가는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92년말 대선 기간이 행보와 관련하여 시중에 나도는 소문들에 대해서도 이씨는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수 있다’며 말문을 닫았다. 특히 이씨는 자신과 전병민 전 정책수석비서관이 퇴임 후에도 대통령 측근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는 풍문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씨는 “93년 말 김현철·전병민씨와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이때 전씨가 ‘김소장과는 퇴임후 처음 만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뒷걸음질치는 민주당
벌어놓은 점수 까먹을 판

 민주당이 상무대 비리 국정조사라는 큰 판을 벌여놓고도 주춤거리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최형우 내무부장관, 서석재 전 의원, 청와대 관계자 등 현정부의 실세를 모두 증인으로 불러내겠다고 기세를 올렸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지가 퇴색해가는 느낌이다. 특히 당 진상조사위원장인 정대철 의원과 일부 최고위원들이 먼저 뒷걸음질을 치고 있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정의원의 경우 상무대 사건을 터뜨린 뒤 수 차례나 서석재 전 의원측으로부터 “만약 근거 없이 나를 거론할 경우 일어날 불상사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정의원이 지라”는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받아 곤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자당측에서는 민주당이 주춤거리자 “근거도 없는 말을 퍼뜨리다가 책임져야 할 때가 되니까 꽁무니를 뺀다”며 재빠르게 역공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 때 그동안 정부·여당의 잇단 실책으로 벌어놓은 점수를 모두 까먹을 수도 있다.

“이기택 대표 북한 방문 반대”
이부영 최고위원 대놓고 비판
 민주당 이부영 최고위원이 이기택 대표의 방북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의원은 4월14일 ‘대북한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공공정책학회(회장 전성련 고려대 교수) 주최 학술대회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의원은 “외교에서는 야당이나 재야도 정부에 협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선 대학총장 후보들이 공약으로 너도나도 김일성을 만나겠다고 나선다면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이대표의 방북 계획을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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