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에만 103명 수감
  • 뉴욕.조용준 기자 ()
  • 승인 199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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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청소년 살인.폭력 ‘위험 수위’… 윤락녀 중 태반이 유학생

8월16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 미국판은 서울발로 박한상군(23) 사건을 1면 머리 기사로 다루고 있다. 스티브글래인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일부 한국인들은 (박군의) 존속 살해가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이 신문이 ’주장한다‘라고 쓴 allege라는 동사는 ’증거 없이 주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기사는 ‘부모를 살해하는 데 쓰인 박군의 6인치 사냥용 칼은 어머니의 목뿐 아니라 한국 전통 문화의 심장부를 관통했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이 기사는 ‘많은 한국인에게 박군 사건은 고유의 전통이 사악한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무너지고 있는 상징으로 비친다. 사회과학자나 논평가들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관이 미국의 캠퍼스에서 돌아온 학생들, 하디처럼 착한 소년이었다가 메넨더스 브라더스가 되어 돌아온 그들에게 침해 당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메넨더스 브라더스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부모를 살해해 암장한 메넨더스 소년 사건이 일어난 이후 부모를 살해한 자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러 가지 분석을 동원하고 있는 이 기사는, 파리에서 6년 동안 공부하고 온 디자이너 홍인수씨(32)의 말을 빌려 다음처럼 결론을 맺고 있다. ‘부모들은 그들의 자식이 훌륭한 시민이 되도록 사회화시켜야만 한다. 한국에는 이런 말이 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바깥에서도 샌다.’

결국 이 기사는 박군이 안에서 샜던 바가지였으므로 바깥에서도 샌 것이지, 그의 존속 살해가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논조이다.

가정파탄 부른 유학생 남매의 방종
아마도 박군은 안에서 샜던 바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 밖에서도 샜을 것이다. 또한 ‘안’의 간섭과 규제를 벗어난 ‘바가지’는 ‘밖’의 자율, 겉으로 보기에는 방종으로만 느껴지는 그러한 자유 속에서 급속하게 더 새게 되었을 것이다. 많은 재미 교포, 성인이나 청소년 모두가 한국 유학생들은 미국 문화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나 환상을 가지고 미국에 건너온다고 말한다. 거의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 유학생들이 그런 비뚤어진 허깨비를 갖게 만드는 데에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내는 각종 기발한 문화 상품이 여러 모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박군처럼 안에서 샌 바가지가 더 깨지도록 만드는 방종한 현지의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사실 또한 지나칠 수 없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1차적이고 근원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돌아간다. 홍인수씨의 말처럼 부모는 자식을 바른 사회인이 되도록 키울 책임이 있다. 자식의 사회화에 대한 부모의 임무를 미국 교육기관과 미국 사회에 맡기는 태도는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이다. 여기 몇 가지 사례가 있다.

다음은 자세한 신원을 밝히지 않는다는 약속하에, 김광호 변호사가 최근 자기가 맡았던 유학생 관련 사건 두 가지를 말해 준 것이다.

1년 반 전 뉴저지 주 포트 리에 유학은 여고생 누나와 남중생 동생이 집을 얻었다. 이들의 부모는 바로 옆집에 사는 30대 교포 부부에게 다달이 3천달러를 줄 테니 이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이 현지 생활에 익숙해지자 문제가 심각해졌다. 누나는 누나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남자 친구며 여자 친구를 매일밤 집에 불러들여 방종한 생활을 했고, 이들 보다 못한 옆집 교포가 다른 교포들과 함께 남매를 자기네 집으로 데려다 묶어놓고 매를 때렸다. 그러자 누나와 동생은 옆집 아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 교포를 포함해 5명을 폭행.납치 혐의로 구속했다.

한국의 어머니는 부랴부랴 미국으로 건너와 아이들 모르게 5일 동안 숨어 관찰했다. 차마 눈 뜨고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문란한 생활이었다. 사실을 깨달은 이 어머니는 경찰에 찾아가 보석금은 자기가 모두 낼 테니 교포 5명을 석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경찰은 어머니 역시 공범이라고 구속했다. 이들은 결국 집행유예를 받고 모두 풀려나왔다. 이 어머니는 뒤늦게 통한의 눈물을 흘렸으나 이미 되돌릴 길은 없었다.

또 한 예로 역시 누나와 남동생이 유학을 왔다가 집안이 풍비박산난 경우이다. 미국에 와서 갑자기 개방된 성문화에 노출된 이들은 끝내 근친상간을 하기에 이르렀다. 누나는 임신을 했고, 이야기가 퍼져서 학교측이 한국의 부모에게 연락을 했다. 허둥지둥 미국에 달려온 이들의 어머니, 유학만 보내면 잘될 것이라고 믿었던 이 어머니가 넋이 나가 아들을 때리자, 경찰은 어머니를 폭행죄로 구속했다. 임신한 누나는 지금도 정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국 법은, 돈으로 손쉽게 유학 와서 문란한 생활을 하는 유학생 자녀에게 유리한 법률이지, 그 유학생에게 규율을 세워주고 이를 매로 다스리고자 하는 부모에게 유리한 것이 결코 아니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돈을 주고 유학을 보내는 것은 부모이지만, 이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유학생들은 미국법의 보장에 의해서, 부모의 간섭과 통제로부터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자기 정체성을 아직 확립하지 못한 미성년 자녀들을 무턱대고 미국 땅으로 보내는 행위는 탈선과 타락의 싹을 키우는 공범 행위임을 깨달아야 한다.

미국에서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계절은 여름, 그 중에서도 7월과 8월이다. <시사저널> 취재반이 뉴욕 주 일원 교포 청소년 및 유학생의 범죄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케네디 공항에 내리던 7월31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날 새벽 4시30분께 퀸즈 지역 플러싱의 유니온 스트리트 유니온 상가내 ‘그대로’라는 교포 술집에서 한인끼리 칼부림을 벌여 한사람이 중태에 빠졌다.

관할 109 경찰서에 따르면,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 설정식씨(27)와 가해자 김창수(23).배상욱(22)씨 사이에 시비가 벌어졌고, 설정식씨가 술집을 나가자 김창수.배상욱씨가 따라 나가서 13cm 정도의 재크 나이프로 피해자의 목과 등 주위를 스물한 군데나 찔렀다는 것이다.

용의자 2명은 범행 직후 90년형 흰색 닷지밴을 타고 달아낫다가 목격자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알려준 차 번호를 조회하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들을 체포했다.

사건을 맡은 퀸즈 검찰청 강력부는 용의자들을 2급 살인미수, 1급 폭행, 4급 흉기소지죄로 기소했는데, 피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2급 살인미수죄 대신 2급 살인죄가 적용되었다. 설정식씨는 8월7일 사망했다. 그는 한국에서 뉴욕으로 이민온 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용의자들은 8월1일 새벽 퀸즈 형사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해 현재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5개파 활동중…3천여명이 갱 조직 연관
그렇다면 뉴욕 주 일원의 교도소에 수감중인 한국인 청소년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놀랍지만 그 숫자는 1백3명이나 된다. 이들 중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44명이고 나머지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뉴욕 주 시민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10대 후반~20대 초반 청소년이다. 15세 소년도 2명이다.

뉴욕 주 46개 교도소에 분산 수감돼 있는 1백3명의 소재지에 대한 조사는 뉴욕한인청소년센터의 李祥淑 집사(37)와 崔景宣 전도사(29)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상숙씨나 최경선씨가 하고 있는 일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상당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다(52,54쪽 상자 기사 참조).

뉴욕 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3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불법 체류자 때문에 인구센서스로도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 이 중 이상숙씨가 파악하고 있는 10대(13~19세)는 대략 3만~4만 명이고, 이 중 10% 정도가 갱 조직과 연결되거나, 그렇지 않다고 해도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이라고 한다.

이씨와 최씨는 뉴욕 주의 교포 청소년 3천명 정도가 갱단 조직과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행동대원만도 5백명 정도라는 것이 이들의 추정이다. 이같은 수치는, 이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체험에서 얻어낸 것이므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미국 법이 정의하는 ‘갱’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갱과는 약간 다르다. 미국 법률은 ‘2명 이상이 모여 이익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을 갱이라 한다. 2명만 모여 가장 약한 강도 행위를 저질렀어도 이는 갱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미국의 한인 청소년 갱은 흔히 영화에 나오는 마피아.야쿠자.중국 갱같이 대규모 집단은 아니다.

활동중인 갱으로는 KP(Korean Power), 24K(24 Korean), KF(Korean Fuching), KFD(Korean Flying Dragon), 도끼파 등 다섯 파가 있다. 이 중에서 KF와 KFD는 중국갱과 연계된 조직이다. 이들 갱에 소속된 회원은 적게는 50명 정도에서 많게는 백여명 정도이고, 정예 행동대원이 대략 20명 선이다. 22~24세 청소년 중에서 두목이 나오고, 행동대원은 18~20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점차 나이가 낮아져서 15세를 갓 넘은 소년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낮에는 명문대 학생 밤에는 콜걸
연방 법무부 소속인 뉴욕 동부지검 자카리카터 검사장은 “이들은 한인 업주들이 해를 입고도 보복이 두려워서 잘 신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한인 업소만을 골라서 범행해 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제 한인 사회도 범행 사실을 감추려 하기보다는 법 집행 기관에 의뢰해 보호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갱 조직과 관계 없는 독자적인 범행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지난 4월6일 롱아일랜드 해릭스. 이곳 안범준씨(전 뉴욕한인회 복지재단 이사장) 집에서 안씨의 장남 안○○군(15)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인 6월4일. 나소 카운티 경찰국의 존 놀란 수사과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의 용의자로 안군과 같은 헤릭스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군(17)을 체포했다고 매우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안범준씨는 “한군이 봄방학 동안 플러싱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여자 친구와 함께 여행 갈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에 와 칼로 위협했다는 내 딸의 진술을 들었다”라고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한군은 2년 전 가족과 함께 이민온 학생이다. 한군이 다니던 헤릭스 고등학교의 리온 피어스 교장도 “한군은 학교에서 매우 조용한 학생이었다. 믿기 어려운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교포 소녀들, 혹은 유학생들의 윤락 행위도 심각한 문제이다. 여기에는 갱 조직에 가담해 어쩔 수 없이 마사지 팔러에서 불법 윤락 행위를 해야 하거나, 아니면 갱 조직과 관계 없이 스스로 고급 콜걸로 나서는 두 가지가 있다. 다음은 당사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고, 최근 2년 사이에 벌어진 사건 가운데, 김광호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던 사건 가운데서 밝힌 한 사례이다.

ㄱ양은 뉴욕 시 3대 명문 고등학교의 하나인 스타이버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대학 의예과에 다니는, 누가 보아도 뛰어난 미모의 재원이었다.

그러나 ㄱ양이 콜걸 조직의 포주를 총으로 쏘는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ㄱ양의 행태가 드러나게 되었다. ㄱ양은 낮에는 학생이었지만, 밤에는 에스코트 회사(고급 콜걸 알선 조직)의 1급 콜걸이었던 것이다. ㄱ양은 포주가 그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에 격분해 방아쇠를 당긴 것이었다. 재판에서 그는 승소했다. 포주가 그를 겁탈하려 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정당방위로 판결난 것이었다. 그러나 ㄱ양과 그의 가족은 파탄이 나고 말았다.

최경선씨는 “최근 7년 동안 직접 찾아내서 전도하거나 구출한 가출 청소년이 무려 3백명에 달한다”라고 말한다. 이 중 40여 명이 여자이다. 뉴욕 주에 거주하는 청소년에만 국한된 것이다. 그는 자기가 이름을 댈 수 있는 10대 윤락녀만 50여 명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말에 따르면, 10대와 20대 윤락녀 중에서 유학생이 반 이상이라고 한다. 여대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여고생인데, 여중생은 없다고 한다.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교포인 경우 부모에게 연락해 구출해낼 길이 있지만, 유학생은 신원을 알아도 부모를 모르기 때문에 어찌 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뉴욕 주와 뉴저지 주에서 한인이 경영하는 마사지 팔러는 50~60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모두가 불법 윤락 업소이다.

김광호 변호사는 86년 변호사 업무를 개시한 이래 교포 청소년의 변론을 맡은 사건만 천여 건이라고 증언했다. 1년에 평균 백여 건 이상을 맡은 셈이다. 따라서 다른 변호사들이 맡은 사건까지 포함한다면 교포 청소년 범죄의 빈도가 엄청나게 높은 것임을 쉽게 추산할 수 있다.

김변호사는 “부모들이 다들 쉬쉬해서 그렇지 전과 기록을 가진 청소년이 엄청나게 많다. 몇 달 동안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서 물어보면 한국에 잠깐 놀러갔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동안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잘못하면 한국 교포 아이들도 흑인들처럼 교도소 안에서 청소년 교육을 마치게 되는 날이 올까 봐 걱정된다. 이는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라고 경고한다.

“성공한 집안 자식들에 더 문제 많아”
최경선 전도사 역시 “7~8년 전만 해도 비행 청소년의 가정을 보면 대부분 저소득층이거나 부모의 학력 수준이 낮았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 배경이 매우 다양해져서 의사.교수.목사처럼 지식 수준이 높은 집안의 자식들이나, 성공한 집안의 자식들에게로 문제가 옮겨가고 있다. 옛날에는 갑작스레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비행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요즘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부모의 무관심이나 가정 교육 불충실도 충분한 범죄 유발 동기가 된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설마 내 아이가’라고 마음 놓고 있다가는 언제 날벼락을 맞을지 모르는 셈이다.

<시사저널> 취재반은 이번 취재를 통해 뉴욕의 많은 교포가 같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교포 청소년 사건을 뜻밖에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음을 알았다. 청소년에 대한 무관심이야말로 그들을 거리로 내쫓는 요인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뉴욕의 한인 사회가 청소년 문제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86년 께부터이다. 교포 청소년 문제는 80년대 초부터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뉴욕 한인 YWCA에서 처음으로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곳 홍인숙 총무는 벌써 15년째 문제 청소년 선도를 맡고 있다. 그가 선도한 청소년 갱단원들은 KP파에서부터 도끼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는 “13년 걸려서 마지막 두목까지 선도했다. 범죄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데 대략 7~8년이 걸린”라고 말한다. 청소년 문제야말로 끈질긴 정성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스타이버슨 고등학교의 자모회장을 3년 동안 맡았으며, 10년 이상 뉴욕 시장과 뉴욕 주지사의 자문위원을 맡았고, 현재 뉴욕 주 아시아아메리칸선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은희씨(57)는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 자체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단연코 부모 문제다”라고 단언한다. “아이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온다. 단 5분만이라도 자기 얼굴을 바라보아 주었으면 좋겠다, 부모들은 자기 말은 들을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뉴욕 정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씨의 소망은, 5년 안에 한인 판사를 한두 사람쯤 배출했으면 하는 것이다. 현재 뉴욕 주에서 중국계 판사는 8명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피터 첸씨가 중국계 최초로 뉴욕 주 고등법원 판사가 되었다.

아마 유씨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교포 청소년 가운데 문제아보다는 싹수가 보이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기에. 이민 사회의 아픔을 꿋꿋이 견뎌내는 그런 학생이 더 많기에. 그러나 일부 교포 청소년의 범죄 문제는 음지에서 무시되어도 좋은 정도가 결코 아니다. 그들은 교포 사회의 이단자나 적이 아니라 교포 사회가 끌어안아야 하는 바로 자신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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