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에 한획 그은 명연설"
  • 편집국 ()
  • 승인 1991.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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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 초연한 재야 변호사 출신…논리성과 공정성으로 으뜸

 13대 국회 초반부에 유권자들은 이전 국회에서 보기 힘들었던 명쾌한 연설을 잇따라 들을 수 있었다. 부산지역 재야 변호사 출신으로 무명 초선의원에 지나지 않았던 김광일 의원(무소속·부산 중)의 경우가 그러했다.

 새 국회가 개원한 지 얼마되지 않은 88년 142회 국회에서 그는 정기승 대법원장 임명동의건에 대한 발언(7월2일)을 하여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대법원장 인준이 비토되는‘사건??을 낳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이틀 후인 7월 4일 그는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정부는 5공의 연장인데 어떻게 해서 6공화국이냐??고 또 한번의 안타를 날렸다. 당시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가??우리 의정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명쾌한 논리를 곁들인 우수한 내용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연설은 12대 국회의 대정부 질문 의사록을 모두 복사, 치밀한 분석을 거쳐 나온 역작이었다. 김의원은 5일 후인 7월9일 양심수 석방 결의안에 대한 찬성 토론을 통해 다시 국회 연설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벌언 수위가 최고도로 올라갔던 이날 찬성토론은 당시 민정당측의 거센 항의에 김의원이??탱크 가지고 깔아보시지! 총으로 쏘아보시지!??라고 맞서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3당 합당에 반대해 구 민주당에 남았던 그는 이번 야권통합에 다시 반대함으로써“여야라는 당파적 입장이 아니라 합리적인 길을 따라간다??는 정치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소신??으로 인해 그는 본회의 질문의 논리성 말고 국장심의에서도 가장 공정성을 지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열식 질문과 종합적인 답변만으로 끝나는 현재 같은 국정심사로는 정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그의 본회의나 상임위를 불구하고 의원들의 발언 형식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인사 청문회와 함께 입법 청문회가 활성화되어야만 방만한 국회운영을 제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국어가 모든 학문의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정확한 용어 구사와 논리적 어법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같은 청문회 스타로 자라난 노무현 대변인(민주?부산동구)이 변호사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때 변론술을 지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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