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라오스도 개방 ‘기지개’
  • 한종호 기자 ()
  • 승인 199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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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카이손 대통령 경제개혁 강조

 고대 동남아시아의 잔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은둔의 나라 라오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중국 등 다섯 나라에 둘러싸인 채 인도차이나 반도 내륙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라오스는 최근 공산당 주도아래 자영업을 장려하고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해왔다.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개방의 징후는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대형 노천디스크장이다. 랑상호텔 앞 정원에 천막을 쳐 만든 디스크장에서는 매일 밤 3백여명의 젊은이들이 음료를 마시며 디스크를 즐긴다. 메콩강변에 천막을 쳐놓고 휴식하는 시민들의 얼굴에도 여유가 있다. 초보적 시장경제도 서서히 자리잡고 있어 집에서 기른 야채나 가축을 흥정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직은 개인소득 1백80달러의 바닥경제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넓고 비옥한 국토에 자원도 풍부해 성장 잠재력은 큰 편이다.

 캐나다 유학파가 주도하는 라오스 정부도 이같은 변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붉은 왕족’ 수파누봉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실권자 카이손 폼비한은 그동안 공산당이 많은 오류를 범했음을 시인하고 경제개혁과 개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중국 관계가 호전되면서 베트남의 영향아래 있던 라오스도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

 지난 10월24일 라오스는 한국과 체육교류협정을 맺었다. 이에따라 태권도 탁구 축구 종목교류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물꼬가 트임에 따라 양국간 외교관계도 급진전되리라 예상된다. 이번일로 라오스에 다녀온 대한올림픽위원회 金聖奎 국제본부장(사진제공)은 “라오스는 삼림과 노동력이 풍부하다. 임업 목축 농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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