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앞길 험난
  • 오민수기자 ()
  • 승인 199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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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 복귀… 非신도 기자“언젠간 떠난다??

 편집국 기자들의 집단 사표제출로 파국으로 치닫던〈세계일보〉사태는 회사측이 사표제출자 1백30여명 중‘의원면직 취소??형식으로 80여명을 복귀시킴으로써 외형상 정상화 조짐을 복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50여명의 기자들 중 일부는 신생〈문화일보〉와 ㅈ일보등의 언론사에,또 일부는“이 기회에 아예 직업을 바꿔보겠다??며 전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아려지고 있다.

 〈세계일보〉는 25일자 1면에‘세계일보가 정상화됐습니다??라는 제목의 社舌를 통해??본사 편집ㄱ구 기자들의 집단 사직으로 빚어진 본지 사타가 원만히 수습되어 이제 정상을 되찾게 되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본지는 더욱 분발해 통일시대의 정론지로서 그 사명완수에 일로 매진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朴普熙사장은“개전의 뜻을 표하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구제할 방침??이라며 선별적인 사표수리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일보〉가 예상보다 많은 기자들을 받아들이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매일 24면을 발행하며 외형적으로는 정상운영을 하고 있지만,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어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복귀의 뜻을 비친 한 기자는“사표를 내지 말고 남아서 싸워야 했는데, 결국 완전히 참패를 당한 셈??이라고??패배??를 시인한 뒤,??다시 회사로 돌아가지만 도대체 일할 기분이 안난다??며 편집국의 침체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한 기자도 ??사실상〈세계일보〉는 통일교 교인들이??접수??한 상태??라면서??일단 실업자 신세나 면해야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수월할 것 같아 개인적으로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복귀한 기자들이‘패배??를 시인하지만 편집국 분위기가 어수선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즉 편집국 기자들이 집단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자 비상제작체제로 돌입하면서〈전교학신문〉〈종교신문〉등의 기자 49명을 〈세계일보〉기자로 발령한 것이다. 원대복귀를 결정한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혹 때려다 혹 붙인 격??이 된 셈이다.

 회사측이 애초의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결코 복귀하지 않겠다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자 이봉희 기자(생활부 차장)는“결국 알면서 당한 꼴이 됐지만, 회사쪽의 수순에 휘말린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한다. 법적 대응이 불가능한 사안이라 회사측이 계속 강경자세로 밀어붙이면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즉 어차피 한번 올 사태인데 그 시기가 좀 빨라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던〈세계일보〉사태가 일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복귀를 결정한 기자들조차‘이미 마을이 떠나 있는 상태??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비신도 기자들의 ??이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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