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인가, 군축인가 통일 진입로 各黨各色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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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은 신뢰회복 위한 대화· 교류, 평민당은 평화협정 및 불가침선언, 민중당은 군축 우선 입장

민자
정상회담에 역점 둔 한민족공동체방안
민자당의 통일정책은 黨 정강정책의 전문, 강령 그리고 기본정책에 모두 포함돼있다. 우선 전문을 살펴보면 “우리 당은 자주 자존의 바탕 위에서 민주 번영 통일을 지향하는 국민정당으로서… 조국의 통일을 앞당겨 한민족 웅비의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짐…”이라는 내용이 있다.

또한 기본정책 제25조는 “한민족 공동체를 이루어 조국 통일을 앞당긴다 : 민족의 동질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화하고 정치· 군사문제 등의 협의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통일정책을 추진하여 자주 민주 평화적인 통일을 앞당긴다”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화하고 정치· 군사문제 등의 협의를 통해”라는 내용이 삽입된 사실이다. 이것은 민자당이 남북간의 대화를 추진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군비축소 등 군사문제도 함께 추진한다는 의미이다. 이 내용은 3당통합을 위한 통추회의에서 민주계 朴?用의원이 강력히 주장, 민정계와 공화계의 양보로 이루어진 것이다. 민정· 공화계는 원래 “남북간의 상호교류를 통하여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통일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는 약간 소극적인 입장을 폈었다. 따라서 민자당의 통일정책은 전향적인 통일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민주계의 주장과 구 민정당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상당 부분 융해돼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수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자당 통일방안의 기본구도는 구 민정당의 통일 원칙인 자주· 평화· 민주의 3원칙을 기초로 남북대화 추진, 남북연합, 통일민주공화국 성립의 3단계로 나뉜다.

남북대화 추진단계는 남북의 두 체제가 실존한다는 현실 인정에서 출발,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이산가족의 교류, 경제 협력,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 등 모든 현안을 협의 해결하는 단계다. 이 단계의 가장 마지막 절차는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정상회담을 통해 ‘민족공동체 헌장’을 채택하고 통일 작업을 위한 실무팀의 구성을 완료하는 것이다.

남북연합 단계는 남북정상회담의 상설화를 기간으로 하여 남북각료회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는 남북평의회, 실무전담반인 공동사무처의 구성을 완료하고 남북한 정치적 통합의 여건을 성숙시키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통일국가의 형태를 결정하는 통일헌법 채택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마지막 단계는 새로운 통일헌법에 의해 통일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단계로서 민자당 통일방안은 이를 ‘자유· 인권· 행복이 보장되는 민주국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총선거를 통해 통일정부와 통일국회(양원제)를 출범시킨다.

6공화국이 북방정책의 성공 여부에 정권의 정치적 운명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자당 또한 이의 실현을 위해 당 차원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당내에는 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鄭貞?의원)와 북방정책위원회(위원장 金顯煜의원)가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내에도 통일특위(위원장 박관용의원)와 외무통일상임위원회(위원장 朴定洙의원)가 각각 가동하고 있어 통일정책 관련 업무가 일관성을 지니지 못한 채 제각기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민자당내에서는 한때 외무통일특위를 외무위와 통일위에 합치도록 국회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의원직 사퇴에 따른 경색정국으로 인해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 국회 統獨조사반을 이끌고 독일을 다녀온 박관용의원은 “서독과 동독은 통일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도 꾸준한 교류를 통해 오늘날과 같은 통일을 이룩한 반면, 우리는 통일의 구호는 넘치지만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붕괴만을 기다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적대관계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수 외무통일위원장도 “화해 기조의 90년대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과거처럼 군사일변도적 안보가 아니라 정치· 경제적 측면도 고려한 포괄적 안보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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