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앞둔 崔浩中 외무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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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수교시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한·소외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가 잡혀 있습니까?

오는 26일 정도가 돼야 확정될 예정입니다. 아직 의제도 상의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외무부장관끼리 만날 때와 장소를 따로 정하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저쪽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의제도 결정이 안된 상태에서 너무 희망사항만 얘기하면 우리가 약세로 인식되고 부드러운 회담을 위해서도 좋지 않은 일입니다.

●지난번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장관께서는 기존의 어조와는 달리 유엔의 한국 단독가입을 거듭 천명했는데, 막상 회담이 끝날 무렵이 되니까 청와대에서는 남북의 유엔가입 문제에 관한 한 우리 입장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흘렸습니다. 혹시 청와대와 외무부가 사전에 미리 협의, 한쪽은 강하게 나가고 한쪽은 온건한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닙니까?

우리의 유엔가입은 필연적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왜 한국 같은 나라가 지금까지 유엔에 가입하지 않고 있느냐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들어가야 하지만 북한도 원하면 같이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만의 단독가입을 추진한 적은 없습니다. 우리의 입장은 우리만 유엔에 가입해야지 북한은 들어오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은 통일 전에 유엔에 들어가려면 남북한 단일의석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지만 이런 주장은 유엔헌정과도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무리입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도 이런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막상 남북한 단일가입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니까 북한측은 아직 준비가 안돼 있다면서 나중에 하겠다고 그랬습니다. 나중에 북한측 얘기를 듣기로 했으니 그들의 말을 들은 다음에 우리측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한 유엔가입에 대해 우리는 계속 일관성있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북방외교는 그동안 청와대에서 주관했다는 것이 상식이 돼 있습니다. 이번 한· 소외상회담은 외무부가 밀실 북방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중심가닥을 잡은 첫 예라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북방외교는 계속 외무부가 주관하는 것입니까?

외무부가 할 일을 다른 곳에서 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북방외교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다른 곳은 손을 떼고 외무부에만 맡기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 내의 여러 관계기관끼리 협조해서 하는 것이지 결코 우리가 할 일을 다른 곳에 뺏긴 것은 아닙니다. 소련의 영사처 설립문제도 제3국에서 한· 소 외무부 관계자들이 만나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최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상도 “한· 소간 국교수립은 외무부장관끼리 만나 논의할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 소 연내수교가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일부 언론에서는 11월에 수교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수교가 빠르면 좋겠다는 강한 희망을 보도한 것이겠지요. 우리는 굳이 시한을 정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자는 시각입니다. 그런 시각을 염두에 두고 졸속으로 흐르지 않게 교섭하고 있습니다. 연내에 한· 소수교가 되면 다행이고 안돼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바람직하지만 소련측 사정이 있으니까 서로 합의해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우리의 일방적 희망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한· 소수교가 이루어진 다음에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볼 때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한· 소수교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 문제는 그야말로 고르바초프가 작심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미리 추측하는 것은 성급한 일입니다.

●소련과의 경제협력과 수교가 동시에 타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제협력의 규모는 어느정도나 됩니까?

10월초에 소련교섭단이 방한하니 그때 가보면 대충 규모를 알 수 있겠지요. 이번에는 그전보다 가슴을 열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북경아시안게임 기간중이나 그후에 갑작스럽게 남북정상회담이 북경에서 열리는 것은 아닙니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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