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상 횡포 극심하다”
  • 김상익 경제부 차장대우 ()
  • 승인 1992.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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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북한으로부터 예술품을 반입한 두성통산의 수출입 담당 金容淳 이사를 만나 남북간교역의 현황과 애로점에 관해 들어보았다.

● 남북교역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좀 오래됐지만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

● 북한과 거래하는 품목은 주로 어떤 것인가?
반입품목은 공예품 위주다. 반출하는 품목은 직물류 냉장고 컬러텔레비전 등 다양하다.

● 교역형태는 직교역인가 간접교역인가?
직접교역이다. 거래는 금강산국제개발무역회사와 한다. 이 회사 사장 박경윤씨는 재미교포 여성이다.

● 어떻게 서로 알게 됐나?
우리 회사는 직물류를 연간 1천만달러어치 수출한다. 따라서 업무상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은데 그런 과정에서 접촉이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상담만 오가다가 근년 들어 교역이 이루어졌다.

● 북한 측과 접촉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다른 사업과 달리 일거수 일투족이 불편했다. 그러나 안보 차원에서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결제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일부는 신용장으로 하고 일부는 물물교환 형태로 한다. 북한은 현재 생필품에 대한 요구가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달러를 많이 보유하지 못해 교역이 어렵다. 이 같은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청산계정 설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

● 남북한의 어느 항구를 이용하는가?
북한의 남포항과 인천 · 부산항을 통해 교역한다.

● 북한물품 반입에 애로점이 있다면.
수출입이 자유로운 물품일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으나 반입제한 품목의 경우 반입승인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 북한으로부터 들여오는 물품 중에 불량품이 적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경우가 있었는가?
있었다. 우리는 금강산무역 측과 오래 접촉해왔기 때문에 사이가 좋은 편이다. 그래서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들은 보상을 해줄 의향을 갖고 있다. 우리와 금강산무역 측은 다른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때 보상이 있을 것이다.

● 간접교역의 경우 중개상의 횡포가 심하다는데.
많은 중소기업들이 홍콩이나 일본의 중개상을 통해 북한과 교역을 한다. 홍콩의 중개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교역품목에 따라 물량 확보를 위해 국내기업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올라간다. 중개상들은 간접교역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앞으로 중개상이 설 땅은 없다. 중개상이 수수료를 올리는 데는 그 같은 초조감도 작용할 것이다.

● 앞으로 남북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고 협력관계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을 갈수록 잃고 있다. 따라서 임가공 형태로 북한에 진출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기계설비 등 자본과 원자재를 공급하고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해 직물을 생산한다면 제3국에 수출할 때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마땅한 입지가 있는가?
북한의 경우사회간접자본에 대한투자가 미흡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평양시 부근이나 청진 원산 등 항구를 가진 곳이라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 남북간 경제교류에 있어 경제외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당장 급한 것은 신뢰구축이다. 상호 비방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때 경제교류 협력도 원만히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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