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악선교회 황대익 목사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4.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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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보우하사 '국악 찬송가'로 예배

서울 강남에 있는 기독교 한국침례회 신세계 교회에서는 예배를 국악으로 올린다. 이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黃大益 목사(41)는 10년 전 이 교회에 한국국악선교회를 만들었다. 여름이면 물이 들어차는 가난한 교회지만 한국국악선교회가 거둔 결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동안 황대익 목사가 홀로 뛰어다니며 만든 예배음악(1백20곡), 복음성가(50곡), 가야금병창(50곡), 합창곡(32곡), 어린이찬송곡(80곡)이 전국 교회에서 불린다면, 한국 기독교의 교세로 보아 국악의 생활화 혹은 대중화는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음악 문화는 한 민족의 품격을 나타내는 것인데, 외국 신자가 우리 찬송가를 들으면 얼마나 이상하게 여길 것인가. 이렇게 단순한 동기에서 출발한 일이다.

" 황목사는 우선 국악과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작곡을 부탁했고, 가사는 직접 쓰기도 하면서 국악 찬송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벽은 교회 내부에 있었다. 국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던 신도들이 우리 음악으로 찬송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두려워하기까지 한 것이다. 황목사는 이 벽을 넘는 방법을 국악 교육에서 찾았고, 국악 동요를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아동문학가나 시인들에게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알맞은 가사를 쓰게 하고 또 각 대학의 국악과 교수들에게 의뢰해 1백80곡을 만들어, 일을 시작한 지 8년째인 올해에 〈국악 동요집〉을 완성했다. 악보집과 녹음 테이프로 구성된 〈국악 동요집〉에는 이건용(종합예술학교), 이상규(한양대), 이성천(서울대)교수와 윤석중씨(새싹회 회장) 등 한국에서 최상급에 속하는 작사.작곡가들이 참여했지만, 녹음을 한 이들은 그들보다 더 독특하다.

 김성수(성공회 대주교), 송 자(연세대 총장), 김상현.오세응(국회의원), 김상원(대법관), 이양호(합참의장), 서상목(보사부장관), 황산성(변호사), 안숙선(국악인), 박인수(성악가), 이계진(아나운서), 문성근(배우), 김미화(개그맨) 등 우리 사회의 저명 인사 70여 명이 '가수'로 취입한 것이다. "뜻과 열정만 가지고 뛰었는데 이만한 성과가 나온 것은 하나님이 내려주신 기적이다."그러나 황목사는 국악 찬송가와 동요를 보급할 자금이 없어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다.
成宇濟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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