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탄생’ 국민당, 양당구조 깰까
  • 조용준 기자 ()
  • 승인 1992.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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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세력 확보 “20석 자신” 주장… 이미지 쇄신 · 체제정비 등 난제 산적

지난 8일 통일국민당의 창당대회는 역대 어느 정당이 이처럼 성대한 ‘제전’을 가졌던가 싶을 정도로 신명나는 흥겨움 속에서 진행되었다. 국민당은 그 자리에 모인 1만2천여명의 당원에게 여당 못지않은 자금력과 조직력을 과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열린 집권여당 민자당의 창당 2돌 기념행사가 오히려 초라해보일 정도였다.

이날 金光一 의원 (부산 중구)과 함께 최고위원으로 선임된 金東吉씨는 “국가 경제도 어려운 지경에 왜 이렇게 화려한 행사를 가지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침체될 대로 침체된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태평양시대에 조국이 주인이 되는 위대한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鄭周永 대표최고위원도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우리 당이 이 나라 정당사상 처음으로 탄생된, 국민의 마음 속에서 우러난, 국민이 만든 자생적인 국민의 정당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김동길씨와 몇몇 인사들의 개별입당이라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새한당과의 통합은 ‘재벌당’ 또는 정주영씨 개인의 ‘사당’이라는 국민당의 한정적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奉斗玩 洪性字 전 의원이나 李寅源 전 KBS <심야토론> 진행자의 참여도 국민당을 대중정당으로 보이게끔 하는 데 일조했는지 모른다.

지난 1월10일 창당 발기인대회와 더불어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을 때만 하더라도 국민당이 이렇게 빨리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국민당은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이후 보름만에 전국 60여개의 지구당 창당대회를 마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제 국민당은 새한당, 전 민한당 출신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신신민당과 통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민자 · 민주의 양당구조를 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치집단으로 부상하게 됐다. 옛 민한당과의 제휴로 국민당은 李敏雨 李哲承 柳致松씨 등 야권 원로들의지지를 확보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더구나 민자 · 민주당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속속 국민당에 입당함으로써 국민당의 세력은 점점 더 확산돼가는 추세이다. 민자당에서는 朴敬析 전 국정교과서 이사장(영일 · 울릉) 尹恒烈 전 국민은행 이사장(광명) 金顯秀 전 의원(청주 을) 崔燉雄 경월주조 사장(강릉) 崔永德 전 의원(고양) 崔明憲 전 노동장관(서울 구로 을) 柳?昊 전 의원(합천) 鄭善昊 전 의원(천안군) 李在奐 전 의원(대전 서  유성) 陣治範 전 의원(충주  중원) 車秀明 전 특허청장(울산남) 車和俊 전 기획원 차관보(울산 중) 孫承德 전 의원(춘천) 金日柱 전 민정 지구당위원장(안양 을) 金佐一 민자당지방자치국장(정선) 등이 이미 입당했거나 확정적이다.

민주당에서도 朴亨午(신안) 李讚九(성남 을) 金得洙(익산)의원 등이 입당했고, 朴旺植(수원 권선 을) 李必善 洪晟杓 전 의원 등도 합류했다.

이처럼 국민당 참여 인사 중에 는 상당수가 지역기반이 튼튼하다는 평을 듣고 있어 국민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국민당은 서울에서 3~4석, 강원에서 7~9석, 경기 · 충청에서 5~7석, 경남에서 3~4석 정도는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최근의 촌지파동으로 국민정당임을 자부하는 국민당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다. 또 5공인사 및 성향이 다른 인물들의 집합으로 인한 혼잡한 체계를 바로 잡는 문제도 국민당의 숙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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