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 민주화 요구받는 ‘신세대 경찰’
  • 김 훈 편집위원 ()
  • 승인 200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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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주역은 경찰대 출신 엘리트… 20대에 파출소자아 맡아



경찰 초급간부의 세대교체가 급속히 이루어져가고 잇다. 서울의 환락가인 압구정동과 고급 주택가인 청담동에서 치안의 최일선을 맡고 있는 파출소장(경위)은 모두 30세가 안된 젊은 초급간부들이다. 압구정파출소장 윤승영 경위는 26세의 청년간부이고 청담2파출소장 김원환 경위는 28세이다. 모두 다 미혼 총각들이다. 서울 시내에만도 이처럼 30세 미만인 파출소장 30여명이 치안의 최일선을 맡고 있다. 경찰대학이 지금까지 8회째 마다 1백50명 정도씩 졸업생을 배출해오면서 양성한 초급간부들이 치안의 일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경찰대학에는 지금 여학생 18명이 ‘경위’ 게급장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고 그중 5명이 졸업반이다. 경찰청은 최초의 정규과정 출신여자 졸업생 5명의 졸업후 보직문제로 부심하고 있는데, 이 여학생들이 일선에 배치될 경우 젊은 처녀들이 파출소장으로 치안의 최일선을 지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한번 실현시켜 보고 싶은 것이 경찰청 수뇌부의 소망이기도 하다.

경찰 조직 내에서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청년간부들에게 거는 국민의 여망은 말할 것도 없이 경찰의 민주화 · 중립화에 실천적으로 기여해줄 것과 국민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에 있어서의 체질개선이다. 경찰대학을 졸업한 청년간부들이 치안의 일선에서 이같은 여망을 얼마나 구현해나가고 있는지 정확히 측정할 도리는 없다. 그러나 이들 청년간부들이 ‘원칙을 존중하는 간부’라는 점은 경찰청 안팎에서 어느 정도 일치된 견해이다.

경찰대학장 金鍾一 치안정감은 “우리의 교육목표는 정확하고 공정한 법집행 능력과 정신을 함양시키는 데 있다. 경찰의 중립화 · 민주화는 오직 정확한 법집행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 .경찰은 국가를 보호해야 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 양자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것은 때때로 힘든 일이다. 정확한 법집행만이 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대학을 졸업하는 과정은 일반 대학에 비교할 수 없이 어렵다. 학생들은 일반 대학 학사과정에 필요한 법정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도 수사 정보 교통 보안 방범 경비 외사 경무 운전 컴퓨터 등 경찰 실무 과정을 별도로 이수해야 한다. 게다가 합기도 유도 검도에서 초단 이상의 실력을 갖추어야 하고 4년간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모든 규범과 엄격한 학칙에 복종해야 한다.

물론 돈은 한푼도 들지 않고, 학생신분이지만 한달에 10만원 정도 월급도 받는다. 81년 개교 당시 입학경쟁률은 2.25 : 1이엇다. 내년도 신입생모집에서는 9 :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여학생 경쟁률은 28 : 1이었다. 합격자는 지방 중소도시 출신인 경우 대부분이 전교에서 학업성적이 5위 안에 드는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경찰대학의 이같은 합숙교육과 집체교육이 충성스런 엘리트 간부를 육성하는 데는 적합할 수 있지만, 인간을 접촉하고 상대하는 자세의 성실성과 기술의 세련을 교육하는 데는 적합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찰대학 관계자나 학생들도 그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4년간 합숙을 시키니까, 초급간부로서의 대인관계, 사회관계 설정에 문제가 있다. 인간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학문교류 확대와 방학 등을 이용해 다른 일반 대학 견학도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김종일 학장은 밝혔다. 또 한 자치단체 간부학생은 “다른 대학 학생들과 이야기해 보면 우리의 정치 · 사회 인식이 동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별도의 사명이 있다. 우리는 현실속에 들어가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졸업생 전원이 졸업 후에 전경대와 기동대 소대장으로 2년간 근무해야 하는 의무 과정이 민주적 지휘관의 자질을 함양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종일 학장은 이에 대해 “병역의무인 동시에 지휘훈련 기간으로 자질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학 자체의 폐쇄성을 보완하는 것,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법, 사회를 직접 느끼고 펀단하는 법에 대한 교육을 보완해 줄 것을 학생들은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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