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노화백의 최근 ‘20년 공부’
  • 편집국 ()
  • 승인 199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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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고희를 넘긴 화가들의 왕성한 창작활동을 보면 “예술의 힘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61년부터 파리에서 살고 있는 韓 默(76)씨의 경우도 그런 예에 속한다.

 그는 9월중순에서 10월초순에 걸쳐 파리의 한국문화원과 시영화랑 ‘에스파스 바토 라브와르’ 두곳에 나누어 작품 약 30점을 전시하면서 20년 동안 걸어온 자신의 창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0년이란 그의 나이 56세부터 20년이다.

 그는 50년대 전반까지 구상화를 그리다가 추상으로 돌면서 파리로 옮긴 뒤, 서양화의 3차원적 시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美란 신기루처럼 멀리서 아른대는 게 아니라 벅차게 돌아가는 현실의 수레바퀴 속에 있다”는 독특한 스타일을 개척하기까지에는 오랜 모색기간을 거쳐야만 했다. 콤파스를 사용하는 것이 한 묵씨 그림의 특징이다.

 평론가 吳光洙씨는 ‘4차원 공간으로의 확대’를 시도하는 한 묵씨의 화풍에 대해 “내면의 눈은 공간 속으로 울려퍼지는 장대한 음악과 색의 파노라마를 보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파리전시회에 이어 한 묵씨 그림은 10월22일부터 서울의 현대화랑에서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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