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 김상익 기자 ()
  • 승인 1990.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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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사태를 계기로 환경단체들의 원자력 발전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측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확대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과연 안전하고 경제적인가.

찬성

 이창건 한국원자력연구소 연수원장. 한국원자력학회장.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박사.

●원자력 발전을 찬성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60년대 이래 급속한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전력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즉 62년의 1인당 전력소비는 46㎾h였는데, 1989년에는 1천5백8㎾h로 27년만에 무려 43배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전력의 발전형식은 수력 화력 원자력 중에서 선택해야 하나 수력은 입지가 거의 바닥이 났고 주민철거 등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결국은 화력이냐 원자력이냐로 압축된다. 화력은 다시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발전방식으로 나누어지지만, 석유는 공급불안의 문제가 있어 석탄화력과 천연가스화력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화석연료를 때는 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을 일으켜 환경보존의 관점에서 제한이 가해지게 될 것은 명백하다. 따라서 장차의 전력수요에 대응키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원자력 발전의 비용이 결코 싸지 않다는 주장이 있는데….

원자력 대 석탄 및 석유 화력발전의 발전원가를 비교해보면 작년의 경우 ㎾h당 원자력은 23.62원으로, 이중 연료비는 3.87원이다. 석탄화력은 30.99원(연료비 17.88원)이며, 석유화력은 32.82원(연료비 19.39원)이다. 원자력발전소는 핵연료 3년분을 원자로에 넣어두고 가동하므로 연료의 비축효과까지 갖는다.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이 있는가.

우리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 · 처분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은 고준위 폐기물과 중 · 저준위 폐기물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지 않고 있으므로 고준위 폐기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원전 가동중 발생하는 중 ·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처리 · 처분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중 ·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처리 · 처분기술은 우리나라도 이미 개발하여 확보해놓고 있으므로 상업성을 갖는 시설이 건설되는 대로 차질없이 운영하게 될 것이다.

●영광의 기형아 · 기형강아지 발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무뇌아 출산율은 백인의 경우 0.7~0.8%라는 통계가 나와있으며, 한국인을 포함한 몽고계 인종은 0.1~0.2% 정도로 알려져 있다. 무뇌아는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에도 있었던 현상이며 기형송아지나 기형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방사선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새어나오는 여분의 방사선량은 자연환경에서 나오는 방사능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절대 없다.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 않는가.

방사성 폐기물의 관리기술은 확립되어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당면한 과제는 이것을 추진하기 위한 국민적 합의를 하루속히 도출하는 일인데, 안면도 사태가 발생한 것은 원자력 분야 관련자들이 그간 국민에게 진실을 제때 알리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 · 처분장은 폐기물 자체에서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도록 고체로 만들어 묻으며, 또 바깥에서 물같은 것이 스며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안면도 사태에서 보듯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국민이 반대할 경우 어떻게 처리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가.

원자력시설의 관리구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우선 방사성 폐기물과 비방사성 폐기물로 구분되며, 방사성 폐기물은 다시 중 · 저준위 및 극저준위 폐기물, 초우란늄 폐기물로 구분된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은 중 · 저준위와 극저준위의 폐기물뿐이다. 앞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서, 원자력발전소의 화장실격에 해당하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 처분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은 접근하기조차 힘든 위험한 물건이 결코 아니다.

●안면도 사태가 홍보부족으로 빚어진 것이라면 그동안의 원자력 정책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시행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원자력 발전의 불가피성과 원전추진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가 얼마나 안전하고 깨끗하게 이루어지는가를 미리 홍보하여 국민의 이해를 얻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점을 소홀히 했던 것은 사실이다. 안면도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깊이 있고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펴나감으로써 방사성 폐기물 매설장의 실상과 필요성의 절실한 인식 등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것이다.

 

반대

 최열 공해추방운동연합 의장. 전국핵발전소 추방운동본부 공동의장. 강원대 농화학과 졸업.

●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가.

무엇보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핵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험한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86년 4월 소련 체르노빌 참사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최고 1백배 이상의 방사능이 빗물에서 검출되고 토양에 잔류하여, 야채값이 폭락했다. 영국에서는 우유에서 방사능이 정상치의 2백배까지 검출되어 7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우유급식을 중단할 정도였다. 단 한번의 사고로 전유럽의 환경을 오염시킬 정도로 핵사고의 피해는 엄청난 것이다. 더욱이 핵무기이든 핵발전소든 인간은 아직 그것을 철저하게 관리 또는 통제할 수 없다. 한 예로 79년 미국 드리마일 사고가 나기 전까지 핵추진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원자로가 녹아버리는 사건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드리마일에서 원자로는 녹아버렸다. 이 사고로 미국에서는 2천7백여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그 대부분은 암 백혈병 기형아 출산 때문이었다.

●안면도 사태 이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방사성 폐기물은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가.

원자력 발전이란 방사능의 열로 보일러의 증기를 발생시키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장갑이나 덧신 같은 ‘중저준위 폐기물’과 핵연료 사용으로 생기는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폐기물)가 발생한다. 여기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준위 폐기물이다. 원자력발전소(1백만㎾)를 1년간 가동하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천개분의 ‘죽음의 재’가 나온다. 그 폐기물에 함유돼 있는 플루토늄은 1g당 1백만명을 폐암에 걸리게 할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그것이 비록 위험한 물질이라 하더라도 처리기술이 발달해 안전을 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없는 원자력발전소는 ‘화장실 없는 맨션아파트’에 곧잘 비유된다. 그런데 플루토늄의 반감기는 2만4천년이나 되므로 수십만년 동안 이를 격리시켜야 한다. 우리에게 그럴 만한 기술이 있는가. 폐기물을 담을 그릇의 수명도 문제려니와 지각변동이나 화산활동 지진 등도 위험을 더해주는 요소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은 30년이 고작인데 한 세대가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서 몇만 세대 후손에게 대대로 핵쓰레기관리를 떠넘긴다는 것이 어찌 바람직한 기술이란 말인가.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978년 가동한 고리1호기의 경우 건설비용은 1천5백억원이었다. 지금 건설중인 영광 11 · 12호기의 건설비용은 1기당 1조7천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1987년의 한국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전력 1㎾당 생산단가는 원자력이 35원, 석탄이 32원이다. 발전소의 표준화와 건설공기 단축으로 건설비용은 앞으로 낮아질지 모르나 체르노빌 사고 이후 전세계가 안전시설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경제성이 높다는 말은 허구이다.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을 동원하여 안전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자력발전소는 그 자체가 1백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로봇과 같은 기계의 도입은 또 다른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석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고 석탄 등 지하자원도 넉넉하지 못하다. 원자력 발전에는 에너지 자립이라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지금도 핵심기술이 필요한 원자로와 발전기는 수입하고 있다. 핵연료도 1백% 수입한다. 참고로 전세계를 통틀어 경제성있는 우라늄 매장량은 앞으로 70년 쓸 것밖에 남아있지 않다. 석유는 50년, 석탄은 2백년 정도이다.

●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한다면 기존의 발전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체르노빌 참사 이후 유럽공동체는 2030년까지 핵발전소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결의했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50기를 더 만들겠다고 발표해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여기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다음 세가지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놓고 충분한 찬반 토론을 거친 후 국민투표로 신규 건설 여부를 결정짓자. 다음으로 기존 발전소를 갑자기 중단시킬 수 없으므로 더 안전하게 가동할 방안을 국민과 함께 모색하자. 끝으로 핵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를 우리나라에 판 나라의 처리장에 비용을 지불하고 관리를 위탁하자. 만약 그것이 안된다면 지층구조와 안전시설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 되 이주대책 생계보장 등에 관한 주민의 동의를 얻어 처리장을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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