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개혁모임 '개혁'불가피
  • 조용준 기자 ()
  • 승인 200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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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경선 싸고 지지 엇갈려·.·"분열된다" "세력 더 커진다' 양론

 

민주당의 재야출신 그룹 ‘민주정치 개혁모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朴英淑최고위원을 이사장으로 하는 개혁모임은 현역의원만 25명으로 민주당 전체 의원 수의 30%를 차지하고있고, 여기에 원외 지구당위원장 35명이 가세해 자타가 인정하는 민주당내 제3의 세력이다. 특히??깨끗한 정치??를 선언한 의원 12명중 9명이 개혁모임에 속해 민주당의 신세대그룹으로서 그동안??뉴 민주당??만들기에 신선한 자극제 구실을 해왔다.

그러나 개혁모임의 의원 몇명에 대해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간첩단 사건 연루설이 끊이지 않았고, 실질적 리더라고 할 수 있는 李富榮 최고위원마저 연루설에 시달리면서 이들의 당내 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선거 기간에 선거대책본부는 행사마다 이들의 참석을 노골적으로 만류할 정도였다.

또한 이최고위원이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대법원 상고심 선고공판까지 받게되자 한때 개혁모임은 구심점을 잃어버리는게 아니냐 하는 위기감까지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최고위원 문제는 지난달 29일 공판에서 원심파기돼 고둥법원으로 되돌려짐으로써 일단 진정되었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는 볼 수 없다.

“DJ 떠났으므로 모임 지속 이유 없다??

개혁모임에 닥친 위기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더욱 부각됐다. 한때 개혁 모임 일각에서는 대표 경선에 이최고위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 최고위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결집력에 손상을 입게 됐다. 그렇다고 이미 대표 도전을 선언한 李基澤 金相賢 鄭大哲 최고위원 가운데 어떤 한명을 개혁모임 전체가 지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개혁모임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경선주자 가운데 한명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나 모임 전체가 통일된 지지를 보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 개혁모임 자체가 평민연·민연·신민주연합과 기타 세력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이미 최고위원 경선과 관련한 당내 이합집산의 기류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평민연 출신들은 당내 신민계와, 민연 출신들은 민주계와 더 밀접한 형편이다.

개혁모임 인사를 성향에 따라 살펴보면, 평민연 출신은 朴英淑최고위원을 비롯해 朴錫武 朴相千 金泳鎭 鄭祥容 李吉載 張永達 林采正 의원 등 8명. 이중 박상천 의원은‘민주개혁연구회??를 만들어 독자 세력을 규합하고 있고, 장영달 의원은 김상현 최고위원이 새로 만드는 모임에 가담한 상태다. 김영진 의원은 사조직 성격이 강한 權魯甲의원 중심의??한국정책개발연구소??(약칭 한정회)에 들어갔다.

민연 출신은 이부영 최고위원과 柳寅泰 朴啓東 元惠榮 의원이지만 諸廷坵 의원도 이에 가깝다. 이들은 다른 계보보다 돈독한 결속력으로 이최고위원의 결심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최고위원은 이기택 대표와 정대철 최고위원을 놓고 어느 쪽에도 지지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최근 정최고위원 쪽으로 거의 기울어진 듯하다.

평민연과 성향이 유사한 신민주연합 출신은 李愚貞 申溪輪 의원 단 두명. 이의원은 최근 결성된 ‘한정회??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자연 이대표와 권의원을 지지하게 된 셈이다. 이밖의 인사들로는 李 協 張基旭 李海瓚 趙洪奎 金炳午 鄭均桓 洪起薰 金元雄 李錫玄 李揆澤 文喜相 의원이 있다. 이중 이해찬 조홍규 의원은 정대철 최고위원과 가깝고, 홍기훈 문희상 의원은??한정회??에 포함돼 있다.

이처럼 개혁모임 인사들이 친소관계에 의해 각기 대표 및 최고위원을 달리 지지함에 따라 모임 자체가 분열되는 것 아니냐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혁모임의 한 인사는“우리 모임은 정치 발전과 당내 민주화를 위해 계속 이어져야 하겠지만, 당 자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으므로 이에 맞춰 모임도 새롭게 짜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모임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다른 한 의원도 “개혁모임 자체가 김대중씨 중심 체제에서 역할분담 성격이 강했으므로 김씨가 민주당을 떠난 이후에도 단일 모임으로 지속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이번 경선에 선거공영제 실시나 시도지부장 경선 등 개혁모임에서 주장한 내용들이 많이 받아들여졌다. 각자 취향에 따라 대표와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는 다를 수 있어도 정치 노선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경선을 통해 우리의 당내 개혁노선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달 12일 개혁모임 수련회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은 정치권에 변화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도덕성?민주성?합리성을 요구하고 있다. 개혁모임은 이 점을 인식해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탈권위주의화, 민주적 경쟁, 정치제도 개선 등에 모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체 지구당위원장의 24%(60명)와 전체 대의원의 20%(1천1백20명)를 차지하는 개혁모임도 한차례 커다란 변화를 겪는 일은 불가피하리라 보인다. 그리고 그 변화는 오는 3월  전당대회를 전후해 더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개혁모임이 회원들을 민주당내 제3세력으로만 묶어둘 경우 모임 자체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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