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선택] 선글라스
<음란서생>의 한석규는 선글라스를 쓰고 난 뒤
본격적인 ‘음란 작가’의 길로 나선다.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는 선글라스를 쓰고 난 뒤 잔혹한 복수극을 시작한다. 역시 선글라스는
기묘한 물건이다. 일탈의 욕망을 부추기는 구석이 있다.
이 요망한 물건이 제철을
맞았다. 멋쟁이 친구 말에 따르자면, 선글라스는 여름보다 봄에 꼭 필요하다. 왜 옛말도 있지 않은가. 딸은 가을볕에 내보내고 며느린 봄볕에
내보낸다고, 선크림을 아무리 듬뿍 발라도 살갗을 파고드는 따가운 봄볕과 황사를 막아내는 데 선글라스만한 것이 없단다. 눈가 잔주름 예방에도 효과
만점이다.
명품 선글라스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아니라도 상관없다. 요즘
대학가 앞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만~2만 원만으로도 폼나는 패션 선글라스를 구할 수 있다. 기자도 얼마 전 이대 앞에서 선글라스를 두 개
샀다. 하나는 안경테가 개구리 무늬로 되어 있는 코믹 스타일이고, 또 하나는 요즘 대유행이라는 ‘헵번 스타일’(일명 왕눈이 선글라스)이다.
우울한 날과 멋내고 싶은 날 골라가며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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