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전쟁’에 이어 미사일 신경전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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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한 주

미국 · 중국
‘인권 전쟁’에 이어 미사일
신경전

 2월28일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미 · 중 관계는 악화할 조김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인권 문제와 미국의 통시 위성 기술 수출 금지 조처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들어 2선으로 밀어두었던 중국의 인권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군사 기술 이전 금지를 노골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무부는 2월26일 발표한 연례 인권 보고서에서 중국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대대적으로 탄압하는 등 인권 상황이 98년 말 심각하게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보다 앞서 2월22일 첨단 위성 기술이 중국의 군사 기술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면서 휴즈 사의 4억5천만 달러짜리 통신 위성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중국은 미국 방침에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심기를 더욱 건드린 것은 미국이 전역 미사일 방어(TMD) 체제에 대만을 포함하고 방어 체제 구축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대만은 3월1일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TMD 체제에 동참하는 등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국방부는 2004년까지 완성할 TMD 체제에 대만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

중동
이스라엘, 헤즈볼라 응징

 2월28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 게릴라가 이스라엘군에 폭탄 테러를 하고, 이스라엘이 보복폭격을 하는 바람에 이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호송 차량 4대를 원격 조종 시한 폭탄으로 폭발시켜 이스라엘군 에레츠 게르슈타인 준장과 사병 2명, 방송기자 1명 등 4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이래 장성급이 사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테러 직후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 시리아가 통제 중인 동부 베카 계곡 인근의 헤즈볼라 기지에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또 남부 항구 도시 티레에도 1시간 30분동안 로켓포를 백 발 이상 쏘았다. 이스라엘은 85년 이래 헤즈볼라의 공격을 막기 위한 완충 지대로 레바논 남부를 점령해 안전 지대를 설정했으나 계속해서 헤즈볼라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나이지리아
‘민주화의 봄’ 찾아오다

 나이지리아에 ‘민주화의 봄’이 찾아왔다. 2월27일 실시한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중도 좌파 인민민주당(PDP)의 루세군 오바산조(61 · 사진)가 대통령으로 당선한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79년부터 선거로 대통령을 뽑았으나 군부가 쿠데타로 이를 무너뜨린 바 있다. 79년 집권한 문민 정부는 83년 쿠데타로 실각했고, 93년 대선에서는 야당 지도자 아비올라가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군부 압력으로 물러났다.
 이번에 선거로 대통령에 오른 오바산조는 79년 군부 통치 시절에 집권한 경헙이 있는 퇴역 장성 출신이다. 그래서 쿠데타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7년 남서부 아베오쿠타에서 요루바족 출신으로 태어난 그는 67-70년 이보족 반란을 진압한 뒤 76-79년 군부 통치를 이끌었다. 그는 군부 통치 기간이 끝난 79년 약속대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 북부 출신 정치인인 세후 샤가리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주었다. 이 일로 그는 국제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떠올랐고, 한때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오바산조는 79년 대선에서 패한 뒤 낙향해 가족과 농장을 운영하면서 저서를 집필하고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아프리카 현안을 다루는 국제기구에 참여해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93년 군부 독재를 비난하다가 사니 아바차 정권에 체포되기도 했으며 95년에는 쿠데타 혐의로 구속 되었다가 지난해 복권되었다.

캄보디아
국제 자본의 ‘감시 눈길’ 번뜩

 국제 투자가들은 2월26일 도쿄에서 회의를 마치고 캄보디아의 경제 · 사회 개혁 상황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들은 내년 한 해 캄보디아에 4억7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캄보디아는 애초에 앞으로 3년 동안 13억 달러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투자가들은 지원 총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진행하고 있는 군 병력 축소와 금융 개혁 등 사회 전반의 혁신 속도를 보아가며 지원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 대한 국제 원조 계획에서 가장 큰 물주는 일본이다. 일본은 1억 달러를 장기저리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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