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 錦江城’ 뜻깊은 개업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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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한 · 중 합작 설립한 중국 음식점…부산-상하이 경제 교류 교두보 역할

 부산 해운대에 가면 한국과 중국의 경제 교류가 어느 정도까지 무르익었는지 실감할 수 있는 음식점이 하나 있다. 음식점 상호는 上海錦江城(상해금강성). 부산시의 동방주택과 상하이시의 국영 기업 금강그룹이 94년 11월1일 상호 지분 51대49로 공동 출자하여 만든 한 · 중 합작 투자 기업이다.

 이 음식점은 한꺼번에 5백명 가량이 식사할 수 있으며, 내부 면적만 7백평에 달하고 종업원도 40여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중국인 종업원이다.

 금강성의 요리 종류와 맛은 한국에 있는 중국 음식점과 상당히 다르다. 금강성의 요리사는 한국화한 중국 음식을 만드는 화교들이 아니라, 중국의 국영 기업인 금강그룹이 직접 파견한 중국인 요리사들이다.

 금강그룹은 중국 전역에 호텔을 65개 갖고 있는 국영 기업이다. 그래서인지 음식이 한국사람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런 탓에 금강성은 처음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금강성이 문을 열고 처음에 부산 시민에게 선보인 메뉴는 중국의 금강그룹이 취급하는 요리 5천 가지 가운데 3백 가지였다. 그런데 그 많은 요리 중에 한국인들이 친숙한 중국요리가 없었다.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특급 요리사들은 자장면 · 짬뽕 · 볶음밥 · 유산슬 같은 한국식 중국 요리를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하이셍(吳海生) 사장은 전략을 바꾸었다. 그는 요리사들에게 정통 중국식을 고집 하지 말고, 한국 입맛에 적응해 거기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금강성은 개업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금강성의 역할은 정작 다른 데 있다. 부산시와 상하이시의 경제 교류 교두보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외교관들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부산 지방검찰청과 상하이 인민검찰원, 부산시경과 상하이 공안국, 부산시의회와 상하이 인민대표위원회, 부산 동성고등학교와 상하이 푸신중학교 등 여러 단체들이 이 식당에서 자매 결연을 맺고 상호 교류하고 있다.

 오는 10월이면 광주 광역시에도 부산의 금강성 같은 한 · 중 합작 음식점이 들어선다. 광주시는 중국 광저우(??)시와 미화 6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대형 음식점을 광주 동구 충장로에 열기로 했다. 여기서 만드는 음식은 정통 광둥(廣東)식 중국 요리. 이 음식점은 삼능건설(주)측이 시공 중인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충장로 5가 엔터빌딩의 1개층 2백여평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강성과 광주 광둥 요리점의 후라이팬이 벌이는 불꽃 튀는 요리 대결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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